-
-
꼬리 감춘 가족 ㅣ 샘터어린이문고 30
정유선 지음, 김유진 그림 / 샘터사 / 2012년 11월
평점 :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동화네요. 저희 집 모습 같기도 하고..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가족들인 듯하고요. 심통부리는 딸아이는 제가 어렸을 적 모습하고 너무 닮았어요. 누나의 다이어리를 찾으면서 서로를 의심하는 가족, 짐작되는 범인이 있었는데,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맞는 것 같기도 하고...책을 끝까지 읽는 동안 긴장하게 되네요.

특히 지오 아버지의 모습은 마음을 뭉클하게 하네요. 무뚝뚝하고 냉정해 보이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진정 무엇인지, 그 비밀을 말해줍니다.친구와 탐정처럼 일상을 파고 들고, 그 안에서 가족들의 진실된 모습을 알아가는 과정이 그려져 있어요. 처음엔 지오가 훔쳐갔을 거라 생각이 되었지만, 곧 엄마를 의심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무심한 듯한 엄마는 또 아닌 것도 같고...설마 아빠가?

범인은 정말 의외의 인물이었어요. 어쩌면 당연한 거였는지도 모르겠네요. 바쁘게 사는 가족들의 모습이 실감나게 표현되어 있어요. 사춘기 누나와 순진한 남동생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심리도 잘 나타나 있고요. 주책스러우면서도 아이 교육에 전부를 걸고 사는 엄마의 모습도 보여서 공감되었습니다.
만화같은 그림이 정말 재미있어요. 쇼파에 누워있는 맹한 아빠의 모습이 어찌나 웃긴지...너무 공감되기도 했습니다. 새침한 누나의 표정도 흥미로워요. 누나 세오의 비밀을 엿본 순간, 마음이 설레기도 했어요. 누나가 세운 계획이 이루어질까 두근거리기도 했고요. 딸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엄마 아빠의 마음이 진심으로 느껴졌어요. 저도 같은 상황이라면...아마 이성을 잃고 지오 엄마 아빠처럼 행동할지도 모르겠어요. 매일 보는 가족이지만 서로 얼마나 알고 있는지, 어느 정도의 관심을 갖고 사는지, 돌아보게 하는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