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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뜨는 꽃담 ㅣ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72
유타루 지음, 김효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2년 7월
평점 :
표지만 봐도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져요. 어린 여자아이와 등이 굽은 노인이 마주 앉아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그림이지만, 왠지 따뜻한 이야기가 튀어나올 것 같은 훈훈함이 느껴지는 그림이에요. 읽다보면 산들이라는 여자 아이의 순수함에 마음이 꽉 차는 느낌이 들어요. 세상을 편견없이 바라볼 수 있는 예쁜 마음을 갖고 있는 산들이가 참 소중한 사람처럼 다가와요.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에 다가가는 건 정말 어려워요. 이미 수많은 상처로 얼룩진 그의 마음을 잘 다독여 주고 싶어도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아요. 할아버지 역시 어려서부터 놀림을 받았던 상처를 품은 채 살아가고 있어요. 그래서 누구의 말에도 귀기울이지 않고 자기 맘대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어요. 할아버지의 고물과 모여든 고양이들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 따위는 상관없는 일이었어요. 한번쯤 그들의 사정을 들어주고 얼마든지 환경을 바꿔줄 수 있지만....할아버지의 마음의 문은 꽁꽁 얼어있어요.

산들이의 마음과 행동이 할아버지를 달라지게 하네요. 함께 라면을 끓여먹고..다친 상처에 연고를 발라주면서 둘은 가까워져요. 닫힌 할아버지의 마음이 조금씩 열려요. 통장에 어마어마한 돈이 있는 할아버지는 외톨이입니다. 아무도 할아버지를 좋게 봐주지 않아요. 더럽고 냄새나고 답답한 구닥다리 노인네로만 봐요. 산들이와 함께 있는 할아버지는 다른 사람 같아요.
산들이 부모님 사정으로 결국 이사를 가고...그들은 헤어지지만, 할아버지의 마음은 점점 밝아지는 듯해요.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궁금하네요. 이웃들과 어울리고, 미워했던 사람들과 정을 나누면서 살아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봅니다.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그것을 치유해주는 건 정말 사소하고 소박한 정이에요.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어른들의 닫힌 마음을 열어줄 수 있는 것도 신기해요. 너무 큰 것을 바라고 사는 건 아닌지..아주 작은 것이 감동을 불러오고, 한 사람의 인생을 달라지게 할 수 있는 건데..소박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드는 동화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