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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만난 시와 백과사전 ㅣ 지식 보물창고 4
윤동주 외 지음, 마술연필 엮음, 손호경 그림 / 보물창고 / 2012년 3월
평점 :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놀 곳이 많지 않아요. 놀이터나 공원, 가끔 놀러가는 산이나 바다, 주말에 종종 들르는 외할머니 댁이 전부죠. 평일에는 학교다니느라 바쁘고 숙제하고 학원다니느라 분주해요. 하루에 딱 한 곳만 보내려고 하는데도 학교 숙제하고 학원 숙제, 예습 복습 하다보면 어느새 하루 해가 저물어요. 어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지, 저도 깜짝 깜짝 놀라요. 그래서 자연 속에서 벌어지는 소박한 신비에 대해 관심갖기 어려운 듯합니다. 예쁜 꽃을 봐도 시큰둥, 졸졸 흐르는 탄천을 봐도 무덤덤한 우리 아이들의 정서가 조금 걱정되네요.

자연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들을 시에 담아 묶은 책입니다. 시인들의 소박하고 감상적인 시를 읽으면서 자연에 대해 좀 더 배울 수 있었고요. 시를 읽으면서 마음이 촉촉해질 때, 다음 장을 들여다보면 그것에 대한 산문이 나와요. 이야기가 편안하고 친근합니다. 그리고 다음 장에는 시에 나왔던 자연물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나와요. 학명과 생태적 특징과 사는 곳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있습니다. 시 옆에는 잔잔하고 맑은 그림도 있고요.
봄이 오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자연에 대한 시가 기억에 남아요. 실비가 내리고, 실바람과 실햇살이 내리는 봄, 너무 여리고 작아서 건드리면 금방 사라질 것 같은 아이들이죠. 노랑과 연둣빛이 돋보이는 그림과 잘 어울려요. 그리고 다음 장에서 나비박사 석주명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요. 마냥 예쁘다고만 여기던 나비에 대한 설명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아는 만큼 친근하고 호기심이 생기죠.

은방울 꽃을 본 적 있나? 떠올려 봤어요. 어딘가에서 분명 만난 듯 한데, 기억이 가물거려요. 조롱조롱 매달린 은방울들의 향기를 맡아 보고 싶어져요. 평소에 그냥 지나쳤던 작은 자연들에 대해 하나씩 생각해봤어요. 너무 바쁘다고 놓치고 있는 것들, 그냥 지나치기에 너무 예쁘고 귀한 아이들인데...그런 소소한 재미를 다시 느낄 수 있게 해준 책입니다. 아이와 읽어보고 , 흔하게 볼 수 있는 자연의 모습을 마음을 활짝 열고 찾아보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