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1 어린이를 위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1
한비야 지음, 김무연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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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고 깊고 아픈 감동을 받은 기억이 나요. 독서력이 우수한 중학생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좀 더 어린 아이들에게는 접하기 쉽지 않은 책이었죠. 어둡고 가난한 세계로 눈을 돌려 생각을 넓히게 해주는 책을 이제는 초등학생들도 맘껏 읽을 수 있겠어요.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대부분 아이들과 관련된 이야기로 엮어진 책이라 넓게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나보다 잘 사는 사람, 돈이 더 많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부모를 둔 친구들을 부러워하다보면 끝이 없어요. 나만 보잘 것 없어 보이고, 왠지 초라해 보이고, 심하면 비참해 보여서 내가 사는 세상이 온통 어둡고 컴컴하게 느껴지기도 하겠죠. 눈높이를 조금 낮춰서 나와 같은 위치의 아이들, 혹은 나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생각이 달라지죠. 내가 모르는 딴 세상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놀라움을 잠깐 느낄 것이고, 곧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것에 감사하고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에 안도할 거예요.어른들도 마찬가지고요. 높은 곳을 쳐다보면 끝없이 좌절감을 맛보게 되고, 나 자신을 하찮게 여기게 될 터이지만, 눈을 조금 돌려보면 나보다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그리고 배부른 걱정과 헛된 욕심이 부끄러워지겠죠.

 

한비야 선생님은 독특하신 분이에요. 얼마전에 인터뷰 기사에서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오십이 넘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내가 크면 뭐가 될까, 너무 너무 기대된다' 고 말씀하셨답니다. 죽는 날까지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사실 거라고 믿어요. 그런 정신세계를 본받고 싶고요.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는 많은 이야기가 나와요. 여러 나라의 문화와 풍습, 지금의 어려운 상황과 불합리한 제도까지, 읽다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요. 지뢰가 널려있는 곳에서 위태위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죠. 전쟁으로 폐허가 된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해요. 에이즈 때문에 소리없이 죽어가는 아이들도 기억나고요. 먹으면 곧 눈이 멀어갈 것을 뻔히 알면서도 독초를 식량으로 씹고 사는 아이의 모습은 아무리 다시 들여다 봐도 믿어지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가 아까운 줄 모르고 버리는 음식물들이 그들에게는 생명을 이어줄 끈이었어요. 작은 밀가루로 사람 여럿을 살릴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고요. 모두 잘 살고 있는 풍요로운 세상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그것과 거리가 먼 세계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 딸을 두고 그들의 성장을 바라보고 있는 한비야 선생님의 마음을 이어받고 싶어요. 나중에 더 잘 살게 되면 실천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었는데, 당장 행동으로 옮겨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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