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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 ㅣ 동화 보물창고 42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1월
평점 :
동화의 아버지같은 존재! 어린이와 어른 , 모두의 감성을 울리는 동화를 발표해 100년 넘게 설레게 하는 동화작가. 안데르센 동화는 꿈과 같은 이야기를 펼치고 있죠.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단순한 구성을 뛰어넘어 더 넓은 상상의 세계에서 뛰어놀 수 있게 해주는 동화예요. 수십 번 읽어봐도 새롭고, 읽을 때마다 다른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 신비스러운 동화이기도 하고요. 안데르센 동화 중 고르고 고른 열 편의 주옥같은 동화가 실려 있어요.

뮤지컬로 보았던 작품, 그림책으로 만났던 동화, 초등학교 다닐 때 연극도 해봤던 작품.....
한 편씩 읽어보면서 추억에 잠겨볼 수 있었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눈의 여왕'을 먼저 읽었어요. 세상의 나쁜 점만 보이는 거울조각이 눈에 들어가는 장면, 그 이후 펼쳐지는 절절한 여정들. 카이를 찾아 다니는 게어다의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를 믿고 사랑하면서 그를 위해서 모든 걸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 곰곰이 떠올려봤어요. 함부로 흉내낼 수 없는 것이기에 아름다운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그림책으로 읽어봤는데 원작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어요. 섬세한 심리묘사와 생생한 진행이 읽는 내내 설레게 하네요.
'못생긴 아기 오리'는 누구에게나 희망을 주는 동화죠. 비록 지금의 내 모습이 형편없어도 언젠가 백조처럼 최고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해주네요. 오리가 구박받는 장면은 여전히 안타깝고 속상해요.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따돌리고 못살게 구는 세상은 저 멀리 가버렸으면 좋겠어요. 내가 무시하고 구박하는 상대가 언젠가 나보다 훨씬 멋지고 대단한 사람이 되어 내 앞에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살아야겠어요.

'성냥팔이 소녀' 나 '막내 인어 공주'는 정말 슬픈 동화예요. 권선징악이라는 주제를 뛰어넘은 작품이기도 하고요. 예쁘고 착하게 살고, 남을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 힘없이 허망하게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까워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이기도 하고요.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누군가를 위해 나의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사랑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어요. 그래서 슬프고 아름다워요. '황제님의 새 옷'은 씁쓸함을 남겨주는 작품이에요. 읽을 때는 웃으면서 깔깔 거리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나약한지 말해주는 것 같아 웃음을 멈추게 되죠. 저라도 당당하게 나서서 황제가 옷을 입고 있지 않다고 말할 자신이 없네요. 어린 아이의 순수함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힘인 것 같아요.
'하늘을 나는 가방' '밤꾀꼬리'는 상상의 힘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동화입니다. 아름답지만, 세상에 대해서 인간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어요. 재미와 감동에 교훈까지 더해진 동화, 그리고 또렷하지 않은 여운을 남겨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독특한 글들, 그게 안데르센 동화의 매력인 듯해요. 어른이 되어 읽어도 여전히 찡한 여운을 느끼게 해준 아름다운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