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레에게 일어난 일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티너 모르티어르 지음, 신석순 옮김, 카쳐 퍼메이르 그림 / 보림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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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일상은 어쩌면 그림책처럼 무미건조하고 ,

대부분의 날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조용히 넘어가죠. 삶이 지루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길 기다리나요?

 

마레에게 일어난 일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일이에요. 하지만 결코 반갑지 않은 손님이기도 하고요.

만약 나에게 닥쳐온다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미래를 꿈꾸는 일 따위는 멈춰야 할 것 같아요.

그림책 속에서 벌어지는 일은 정말 예뻐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그림책처럼 아름답게 포장될 수 있다면, 한번쯤 살아볼만 하겠죠.

 

 

                                 

 

 

 

 

               

 

 

 

마레에게 할머니는 엄마같은 존재랍니다.

같이 놀고 웃고, 먹고 즐기는 모습이 닮아 있어요.

서로를 의지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마음을 나누면서

행복해하는 가족의 모습이었습니다.

어느날 할머니에게 무슨 일이 벌어져요.

별 일 아닐 수도 있고,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할머니의 모습이 조금씩 변해요.

도저히 적응이 안되는 모습도 보여요.

할머니가 왜 그러시지?

마레는 이상했지만 그냥 똑같이 살아가요.

할머니의 변한모습을 조용히 받아들이면서요.

 

그러다 사랑하는 할아버지에게 슬픈 일이 벌어져요.

할머니에게 찾아온 슬픔 보다 훨씬 더 큰 일이죠. 사람마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다른데,

할머니와 마레가 할아버지와 이별을 준비하는 모습을

평화로워요. 조용히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이제까지의 인연을 마무리 하죠.

펑펑 울면서 슬퍼하지도 않고, 먼저 간 사람을 원망하지도 않으면서

편안하게 보내주려고 합니다.

 

 

             

 

 

치매, 중풍, 죽음...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일들이죠.

어제 끝난 드라마 '천일의 약속' 에서도 치매에 걸린 여주인공이 나왔는데,

쓸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늙어서 기운이 없어지는 것도 서러운데 힘든 병까지 찾아온다면 본인도 힘들고

함께 사는 가족들도 어려울 거예요.

 

 

 

               

 

 

<마레에게 일어난 일> 에서

힘들다, 슬프다, 끔찍하다...이런 느낌이 드는 페이지는 없어요.

할머니에게 변화가 찾아오고

할아버지가 떠나지만 그냥 하루 하루 살아가는 날들 중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그려져요.

마레는 아마 사람에게 찾아오는 변화가 당연하다고 여길지도 모르겠어요.

끝까지 할머니를 사랑하고

할머니와 관계를 지켜가면서 끊임없이 즐거워지려고 노력하겠죠.

 

그림이 정말 예뻐요. 꽃 잎 하나 하나가 살아 움직이는 듯해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인생의 여정이 조용하게 그려집니다. 몽롱한 듯,

뿌옇기도 하고, 여전히 사랑스러운 빛깔의

삶이 비춰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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