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차기만 백만 번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 동화집 작은도서관 36
김리하 지음, 최정인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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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한번 사이가 틀어지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죠.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도 나에게 상처준 사람을 용서하기는 어려워요. 아이들은 달라요. 작은 실수로 관계가 헝클어지고, 서로 괴롭히면서 깊은 상처를 내더라도 너털 웃음 한번으로 상쾌하고 깔끔한 사이가 되기도 합니다. 첫인상이 좋았던 사람과 오랜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의외로 삐딱하게 시작한 처음의 만남을 이겨내고 막역지우가 되는 경우도 많아요. 친구와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해주는 따뜻한 동화 세 편이 실려있는 책입니다.

 

'진드기' 윤기와  '고릴라' 영서의 한판 대결이 펼쳐지는 <찍히면 안 돼!> 는 학교다니면서 친구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줘요. 한번의 실수로 끈질기게 친구의 괴롭힘을 당하는 영서를 보면서 알게 됩니다. 윤기의 성격도 특이해요. 제 기억 윤기 같은 아이가 같은 반에 꼭 한 명씩 있었던 것 같아요. 별 것 아닌 일도 집요하게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 말입니다. 영서가 잠깐 조는 사이 등판에 낙서를 해놓은 모습을 보면서 끔찍했을 영서의 마음이 이해가 되네요. 하지만 엄청 끈질길 것 같았던 둘의 관계는 우연히, 아주 별 것 아닌 일로 풀어져요. 그게 바로 아이들의 세상이죠.

 

<발차기만 백 만번>은  축구 이야기가 나오는 동화인 줄 알았어요. 서로 다른 외모와 성격을 가진 아이가 둘 만의 공통점을 찾아가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려고 노력하는 보기 좋은 장면들이 나와요. 신혁이와 윤재는 아래 윗집에 살게 되면서 어색했던 관계를 잘 풀어나가요. 둘이 앉아서 밥을 하고 김치찌개를 나눠먹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흐뭇해집니다. 혼자 밥먹으로 온 아이를 우습게 여기던 중국집 아줌마는 너무 너무 미워요. 아직도 아이들을 쉽게 생각하고 우습게 대접하는 어른들이 있다니...화가 나네요.

  



<자전거를 삼킨 엄마>에 나오는 엄마는 정말 멋져요. 저라면 30만원을 준다면 당장 경품 자전거를 팔아 넘겼을지도 모르는데...엄마는 뚱뚱한 자신의 몸을 실은 채 쌩쌩 달리죠. 돈 대신 자신의 꿈을 위해 나아가는 모습이 어찌나 당당하고 멋져 보이는지요.

 

갈등이 없는 세상에 산다면 좋을까요? 잠깐은 편하고 행복할지 모르지만, 금방 지루해지겠죠. 조금 힘들고 답답해도 여러 사람과 엮이고 오해하고 부딪히면서 사는 게 훨씬 재미있어요. 단, 엉킨 관계를 잘 풀어내며 살 수 있는 지혜로운 마음씨를 갖고 있다면 말이죠. 다르게 생긴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으니. 매일 살아가는 것 자체가 전쟁이죠. 그 안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해주는 마음을 잃지 않고 챙기는 것에 제일 중요한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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