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필 무렵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32
이효석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긋나긋한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지는   이효석의 소설집입니다.  9월이 되면 메밀꽃 축제가 벌어지는 봉평이 생각나요. 아마 지금쯤 한창 축제의 분위기가 무르익어있지 않을까 싶어요. 하얀 눈같은 메밀꽃을 구경하고 메밀로 만들어진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죠. '메밀꽃 필 무렵'은 고등학교 때 처음 읽어봤어요. 당연히 국어시간에 반강제적으로 읽어야 했기에 낭만과는 담쌓은 책읽기였죠. 선생님은 이효석의 소설을 통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설명하셨는데, 저는 그냥 무덤덤하게 읽었던 기억이 나요. "왼손잡이"라는 글의 복선을 찾으라는 문제가 여러번 나왔던 생각만 아련하게 나네요.

 

다시 이효석의 소설집을 읽어보았는데, 제가 알고 있던 작가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용하고 나른한 듯한 문체가 그를 대표하는 것이라고 여겼는데, 한 편 한 편 읽어보면서 은근히 재미있고, 장난끼가 다분한 작가란 생각을 했어요. 아이들의 성(性)에 대해서 솔직하고 유쾌하게 표현하고 있는 걸 확인하고 깜짝 놀랐어요. 숨겨야 할 비밀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겪어야 할 생활의 일부분인 듯 표현한 부분이 인상에 깊이 남아요. 제일 먼저 ' 메밀꽃 필 무렵'을 읽었어요. 고등학교 때 읽었던 느낌과는 확연히 달라요. 

                    

 



동물들과 다투면서 동물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부분도 재미있었어요. 감히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뻔뻔하게 표현하는 것도 기억에 남고요. '돈'이라는 작품은 많은 걸 생각하게 하네요. 당시 사회가 어떤 분위기를 가졌는지 짐작할 수 있었어요.성(性)과 관련된 장면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요. 아이들이 읽어도 될 만큼 건전하게 그려져 있고요. 투박해 보이지만 유쾌한  듯한 작가의 모습이 스쳐지나 가네요. 소설을 읽고, 뭔가 다 끝나지 않은 듯한, 딱 2% 부족한 생각이 드는 작품도 있지만, 그것이 이효석만의 매력이란 생각도 들어요.아직 이야기를 시작한 것 같지 않은데...별 사건 없이 마무리하는 솜씨가 꽤 능청스러움을 돋보이게 하네요.

 

오랜만에 읽은 이효석의 소설집은 재미있었답니다. 대부분의 소설이 아무렇게나 쓰여진 듯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매력이 많아 보였어요. 대충 쓰고 마무리 한 듯한 글속에서 작가의 고민과 당시 사회가 빠진 슬픔에 대해 조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