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탄 나무토막 같구나, 아스케 보림문학선 8
레이프 에스페르 안데르센 지음, 김일형 옮김, 울리치 뢰싱 그림 / 보림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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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와 비슷한 사람과 친구되기는 쉽죠. 취향도 비슷하고, 좋아하는 음식도 같으면 늘 같이 지내기 무리가 없어요.싸울 일도 없고, 서로 눈치 볼 일도 없고...하지만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친구가 되는 건 조금 어려워 보여요. 나와 다른 모습에 적응이 안 되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기에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고... 과연 나와 비슷한 사람, 전혀 다른 사람, 둘 중 누구에게 더 끌릴까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본능적으로 내가 갖고 있지 않을 걸 갖고 있는 사람에게 끌리기 마련이죠. 가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 둘이 꼭 붙어다니는 걸 보면 고개가 갸우뚱 거려져요. 저 사람 둘은 마음이 잘 통할까? 성격은 정반대인데 싸우거나 다투지는 않을까?

 

이성을 고를 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져요. 나랑 똑같은 사람에게 끌리기 보다는 나에게 없는 매력을 가진 이에게 끌리기 마련이죠. '안' 과 '아스케'는 언뜻 보기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년이었어요. 족장의 아들과 노예의 아들! 둘만 남겨졌을 때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만 해봐도 움찔해져요. 노예의 아들이 족장의 아들을 물리치고 자유를 얻었다!!! 이렇게 상상해 볼 수도 있겠지만, 만약 이야기가 여기에서 끝났다면 너무 싱거웠을 듯해요.

 

바이킹의 습격을 받은 섬은 엉망이 됩니다. 여자와 아이들은 끌려가고 항해를 떠난 남자 어른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요. 우연히 섬에 남겨진 '안'과 '아스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이죠. 족장의 아들인 '안'과 노예의 아들이었던 '아스케'가 처음에 어떻게 상황을 극복했을지, 떠올려보면 막막해요. 여전히 족장의 아들로 살아가려는 안과 자유를 얻고 싶어했던 아스케 사이에 차가운 기류가 흐르기도 하죠. 하지만 어린 아이들의 세계는 유연하고 순수해요. 서로 해야할 일을 찾아가면서 가끔은 부딪히기도 하면서 제자리를 찾아가죠. 두려움에 떨기도 하고,배고픔을 견디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요.

 

서로의 관계가 어색해서 고민하기도 하고, 실수도 해요. 나는 처음부터 노예가 아니었다는 생각을 떠올리면서 아스케는 자유를 꿈꾸죠. 아스케가 5년전에 어떻게 살았을지 궁금해 하면서 안은 두려워하지만, 의외로 일은 잘 해결됩니다. 똑같은 상황을 겪으면서 다른 위치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겪는 슬픔과 비애가 동화속에 그려져요.

 

나와 똑같은 사람은 세상에 없어요. 조금씩 다르고, 가끔은 너무 많이 차이가 나서 큰 갈등을 겪기도 하죠. 그런 사람들도 노력에 의해서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책입니다. 복잡하지 않고 깔끔한 느낌의 책이지만, 많은 생각을 남겨주네요.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열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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