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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무락 꼬무락 ㅣ 동심원 17
노원호 지음, 성영란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3월
평점 :
가끔, 아이들 눈이 더 정확하고 솔직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른들은 더 예쁘고 멋지게 보이고 싶어서 포장을 하지만, 아이들은 달라요. 있는 그대로,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까지 서슴없이 꺼내지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고 답답하기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피아노 수업, 수학 수업, 원어민 영어까지, 힘겹게 하루 하루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요. 그리고 아이들 눈으로 바라본 자연의 모습도 엿볼 수 있고요.
가족과 겪는 일상은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디는 첫경험이 되지요. 지지고 볶고 싸우고 화해하면서 사람들과 잘 지내는 방법을 터득하고,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사람답게 인정받을 수 있는지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을 가르쳐주기도 하고요. 엄마와의 관계 속에는 수많은 오해와 진실들이 존재해요.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고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지만, 가장 가깝기에 만만할 수 있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관계이기도 합니다. 엄마의 눈치를 보고, 엄마에게 야단맞으면서 아이들은 사회에서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한 연습을 하지요.

동시속에 나오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이 아이는 참 마음이 따뜻한 아이로 자라겠구나! 생각이 들어요. 열심히 살아가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고, 또 있는 그대로 사물과 사람을 보면서 자신의 마음을 내비칠 줄 아는 솔직함도 갖고 있어요.
학교 공부 끝나고
피아노, 수학, 원어민 영어
학원을 세 곳이나 다녀왔따.
어깨가 축 처졌다.
밤에만이라도
그 무거운 짐을
옷걸이에 걸어 두고 싶다.
-『옷걸이』 중에서 -
아이의 무거운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요. 다른 아이들도 똑같이 살아가기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문제들, 나중에 몇 년이 흐른 후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게 될지 모르겠지만, 당장은 힘들고 답답하고 싫증날 수도 있다는 것에 귀기울여주고 싶어집니다. 자신의 문제를 콕 짚어서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아직 때가 덜 묻었다는 것이지요.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씩씩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워요.
소중한 것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내 곁에
오래
오래 머물러 있는 것.
몽당연필 한 개와
작은 지우개 하나.
-『소중한 것』 중에서 -
어른들의 마음까지 울컥하게 만드는 동시입니다. 아이가 깨닫고 느낄 수 있다면, 그 아이는 평생 소중한 것을 지키면서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조마조마한 마음, 후회되는 마음, 짠하면서 슬픈 마음,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마음...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동시 안에는 그것들이 모두 숨어 있어요. 아이들의 마음을 짚어보면서, 아이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여유를 배울 수 있게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