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좁쌀 반 됫박 ㅣ 옛이야기 그림책 9
김장성 글, 이윤희 그림 / 사계절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타고난 복이 있다니..답답하지요.
착하게 살면 복이 오고, 나쁜 일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 옛이야기속 진실이
떠오르네요.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었던 총각의 이야기인데, 끝부분이 아주 맘에 쏙 들어요.
하는 일마다 빗나가고
되는 일은 하나도 없고...나무를 팔아보려고 하면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지고,
짚신 장사를 해보려고 하면 비가 내리고.
총각은 늘 가난하고 배가 고팠어요.
자신의 처지가 한심하고 처량했지요. 그래서 서천서역국으로 부처님을 만나러 가요.
내 팔자 거니~ 하고 살았다면
평생 총각은 가난하게 살았겠지만,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나중에 좋은 일도 생겼을 거라 믿습니다.

부처님을 만나러 가는 사이,
달덩이같은 아낙과 신선이 되고 싶어하는 동자,
그리고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를 만나요.
그들도 나름대로 문제를 갖고 살아가고 있었답니다.
늘 부족하다고 여겨지고, 큰 꿈을 갖고 살고 있었습니다.
총각은 그들의 고민도 한아름 안고 갑니다.
혼자만의 문제로도 머리가 아프고 힘들었을 텐데, 남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문제를 풀어주려고 하는 노력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부처님은 기운 빠지는 말씀을 하시네요.
복장부를 보여주시면서 총각이 타고난 복이 딱 '좁쌀 반 됫박' 만큼이라고 합니다.
'반' 을 떼어주던지, 아니면 '좁'자를 떼어주던지...
아주 작은 소망을 품었지만, 그것도 안 된다고 하네요.
실망한 총각은 오면서 만난 이들의 고민을 부처님께 고합니다.
그들의 문제는 의외로 어렵지 않아 보였어요.
터덜터덜...거꾸로 이무기와 동자와 아낙을 만나게 되면서 총각의 운명은 어찌 되었을까요.
오늘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처럼
실망스럽고 답답하더라도..또 아나요..총각처럼 어느날 갑자기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르지요.

처음에 제가 먼저 책을 읽고
유진이에게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총각의 형편과
길을 나서면서 만나게 되는 이들의 상황을 말해주고 부처님을 만나고 난 후에
벌어진 일들을 말해줬는데..얼른 그림책을 보겠다고 합니다.
제일 궁금한 장면이 뭐냐고 물어보니,
이무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다고 합니다.
용이 뭔지 잘 모르니, 이무기도 당연히 모르겠지요.그리고 복장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꼭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먼저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옛이야기는 흥미진진한 목소리로 먼저
분위기를 만들어가면서 맛만 살짝 보여주면 더 재미있게 그림책에 빠지게 되는 듯해요.
그림도 재미있고
상황표현도 훌륭했어요. 제일 맘에 드는 건,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이야기한 마지막 장이었답니다.
'복장부'라는 신기한 개념도 알게 되었고,
노력과 행동이 우리의 인생을 새롭게 만들어줄 수도 있다는 희망도 안겨주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