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탄 할머니 이야기 보물창고 21
이금이 지음, 최정인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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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할머니면 도대체 나와 어떤 관계일까요?

고손이면 대부분 살아서 만나기 힘든 사이인데...<호랑이를 탄 할머니>에는 나와요. 머리를 쫑긋 묶은 귀여운 소녀와 쭈글쭈글한 피부를 가지고 있지만, 얼굴엔 웃음이 가득 들어있는  할머니가 주인공입니다. 두 사람이 오손도손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이 정겨워요. 할머니는 이제 소녀와 비슷한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옛날이야기 주머니만은 빵빵하답니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호랑이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워요. 두근두근, 혹시 호랑이에게 잡혀먹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겁도 나고요. 마흔 다섯에 낳은 늦둥이를 등어 업고 첫째 딸이 낳은 손주를 보러 백 리 길을 떠나는 할머니(혹은 엄마?)가 나오는 이야기가 어찌나 재미있는지 저도 깜짝 정신줄을 놓았답니다. 옛날 이야기에 웬 버스가 나오나 싶었는데, 의심도 잠깐....호랑이와 말을 주고받는 대담한 할머니 모습에 그만 푹 빠지고 말아요. 

 

이야기 속에는 또다른 이야기가 나와요. 호랑이가 곤경에 빠지는 옛이야기들이 맛보기도 살짝 나오기도 하고요. 원래 이야기와 다른 방향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해요. 이야기는 만든 사람 맘이고, 말하고 있는 사람 마음대로죠. 남의 이야기를 듣고 내 맘대로 또 다른 이야기를 꾸미고. 그것이 옛날이야기를 입으로 전하는 묘미인 것 같아요. 어쩜 호랑이가 착하고 여린지, 당장 잡아먹어도 암말 못할 게 분명한데, 사람과 협상을 하다니...귀여운 호랑이에요. 떡으로 배를 채우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해집니다.

 

옛날이야기라면 당장 달려와서 팔에 매달리는 유진이 덕분에 저도 옛이야기 책을 열심히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이제는 웬만큼 무섭지 않은 건 꿈쩍도 안 하고 듣는 편이어서 원본 이야기에 제가 새롭게 덧붙여서 이야기할 때도 많아요. 조금 무섭고 끔찍한 장면을 살짝 넣어서 이야기를 꾸미면 아이가 자지러지면서 품을 파고드는데, 그 재미가 은근히 괜찮은 편이랍니다. 전래동화를 읽고 결말을 바꾸어보는 놀이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해요. 원래 대로 진행되는 듯하다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엉뚱하게 빠지면,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저도 덩달아 즐거워집니다.  통쾌하고 은근히 감동적인 '호랑이를 탄 할머니' 덕분에 순간 오싹하다 깔깔 웃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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