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눈감으면 보이는 상상세상
조대연 지음, 강현빈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2월
평점 :
눈에 보이는 게 전부라면 세상은 정말 재미없겠죠. 없는 일도 만들어내고, 있을 수 있는 일을 꿈꿀 수 있기에 다채로운 삶이 될 수 있는 거라 믿어요. <눈감으면 보이는 상상세상>을 작가는 엄청 똑똑하신 분 같아요. 여기저기에서 들었던 수많은 이야기를 모으고 모아서..또다른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따로 떠돌아다닐 때는 그저 재미로 주고받을 수 있었던 가벼운 이야기였지만, 하나의 논리를 가지고 그것들을 끌어모아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었어요. 역사와 종교와 옛이야기까지, 눈감으면 보이는 세상은 아주 크고 넓고 깊었답니다.
소제목만 들어도 오싹해지는 글들이 있어요. 귀신, 공동묘지, 시체,무덤, 괴물...
그래서 밤에는 안 읽고 낮에만 조금씩 읽어보았답니다. 의외로 무섭다기 보다는 굉장히 논리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글이었어요. 괴담은 가볍게 넘기면서 잠깐 두려움을 주다 잊혀지기 마련인데, 떠돌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뭉쳐 설득력있는 글이 만들어진 듯해 신기했어요. 평소에는 믿지 않았던 것들을에 대해 돌아보게 되고 한번쯤 믿어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습니다. 작가가 맺는 끝말은 호탕하고 시원시원해요. 자기만의 고유의 생각과 느낌을 거침없이 이야기하면서 읽고 있는 사람의 정신을 쏙 빼네요. 진짜 한번 믿어볼까? 하는 마음도 생기고요.
이야기 중간에 나오는 그림도 의미심장 합니다. 오싹해지기도 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추상화처럼 바로 의미와 뜻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책내용과 아주 잘 어울린답니다. 동물들의 이야기, 신화 이야기, 우리의 옛이야기, 그냥 떠도는 이야기들이 작가의 손을 통해 믿음직스러운 하나의 이야기로 태어나요. 지구촌 곳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이야기까지, 다채롭고 흥미로워요. 귀신들이 가수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네요. 왜 그럴까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동물은 뭘까요?

상상속의 동물들은 꽤 영향력이 크더군요. 눈으로 본 적은 없지만 우리 삶 깊이 들어와서 정신을 지배하고 있어요. 무서운 말이지만, 우리가 믿고 믿지 않는 것 이상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가 전쟁과 평화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전쟁과 휴전을 반복하며 살고 있다는 말도 섬뜩해요. 정말 맞는 말인 듯해요. 종교와 관련된 이야기도 당장 믿고 싶지는 않지만,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네요. 귀신과 저세상, 영혼과 물체에 대해서 상상하다보면 어느새 움찔해지면서 뒤로 물러나게 되네요. 하지만 책장을 덮고 싶지는 않았어요. 끝까지 읽어보면서 작가의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44가지 이야기 모두 그냥 넘기고 잊어버리기에는 아까운 글들이에요. 글을 읽고 뒷이야기를 함께 나누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눈에 보이지 않고, 상상속에서 존재하는 일들이기에 모든 사람들의 의견이 제각각일 거예요. 서로 생각을 공유하고 나누는 재미를 흠뻑 경험해 볼 수 있는 독특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