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을 지켜라! 뿅가맨 ㅣ 보림 창작 그림책
윤지회 글.그림 / 보림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책 제목에서 마음을 지키라고 말하는데...아이들이 그럴 수가 있나요?
제가 어렸을 때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지만, 이제 어른이 되고나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생겼어요. 몇 일 전까지 너무 너무 갖고 싶었던 장난감이...왜?? 오늘은 재미없고 따분하고, 심지어 내팽개쳐질 수밖에 없을까? 유진이는 인형을 정말 좋아해요. 옷과 귀걸이와 목걸이를 수시로 바꿀 수 있는 늘씬한 미녀 인형들이 집에 여러개 뒹굴거리는데, 이쁜 인형을 보면 또 사달라고 졸라요. 다른 친구가 가진 것을 보면 똑같은 걸로 사달라고 하고요. 남들이 보는 책을 욕심내고 사달라고 하면 너무 너무 예쁠 텐데 말이죠.

그림책에 유진이와 닮은 남자 아이가 나와요. 이름은 준이입니다. 어느날 뿅가맨이라는 로봇을 보고 나서는...그만 사랑에 빠졌어요. 집에서든 나가서든, 무엇을 하고 있는 동안이든 준이 눈과 머릿속에는 온통 뿅가맨 뿐이었어요. 다른 사람이 뽕가맨으로 보이고 동물원에 가도, 놀러 가도 늘 뿅가맨만 생각났어요. 그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네요. 저도 갖고 싶은 것이 생기면 그것이 손에 들어올 때가지 별별 짓을 다 해봤어요. 밥도 굶어보고 ,엄마 아빠 앞에서 간과 쓸개도 다 빼줄 만큼 비굴해지기도 했지요. 일부러 공부도 열심히 해보고 심부름도 시키는 대로 착하게 잘하고요. 갖고 싶은 모든 것을 다 갖을 수는 없었지만, 가끔 뗑깡을 부려서 갖게 되는 일도 생겼는데, 그런 날은 하늘을 날아갈 만큼 좋고, 기뻤어요. 밥도 먹기 싫고 친구랑 노는 것도 시큰둥해지면서 제 손에 들어 온 바로 그것과 하루종일 놀았어요.


쭉 갖고 놀고 좋아하면서 아꼈다면 저는 착한 아이였을 거예요. 그런데 제 손안에 들어오는 순간, 환희를 느끼고 나면 왠지 허전해지고, 이것을 위해서 그토로 가슴앓이를 했나 싶을 만큼 허탈해지기도 했어요. 몇 일 지나면 슬슬 구석으로 내몰리기도 하고, 다른 것에 관심갖게 되면 이제 어디 있는지 조차 찾기도 어려울 만큼 제 눈 밖으로 쫒겨났지요. 마지막에 준이의 눈에 뭔가 쏙 들어오면서...역시 ~~ 아이들 마음은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름도 어찌나 재미있게 만드셨는지, 자꾸 웃음이 나오네요. 뿅가맨, 왔다맨..저도 한번 실제로 보고 싶네요.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 ~~
절실하게 뭔가를 그리워하고 원할 때만 느껴볼 수 있지요. 아이들은 모두 알 거예요. 아마 준이를 보면서 살짝 찔리기도 하고, 어쩌면 내 마음과 똑같을까 위안이 되기도 하겠지요. 그림이 귀여워요.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인데 그림 곳곳에서 조화되어 빛이 나고 있어요. 특히 로봇 그림들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상상속에서 그려진 그림이지만, 실제로 움직이면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흥미로워집니다. 책 뒷부분에 가면도 있어요. 얼굴에 써보고 준이와 마음이 통해지는 기분을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