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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전 ㅣ 비룡소 전래동화 15
유은실 지음, 홍선주 그림 / 비룡소 / 2010년 11월
평점 :
심청이의 자태가 참 고와요. 아버지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아 있지요. 엄마 얼굴도 모른 채, 자란 심청이가 이곳저곳 젖동냥을 다닐 때 마음이 짠해요. 아버지는 하나밖에 없는 딸을 살리기 위해서 두려울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었어요. <심청전> 은 아이들에게 많은 생각과 이야깃거리를 남겨줄 수 있는 그림책이에요. 부모를 생각하는 기특한 마음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지요.
그동안 읽어본 <심청전> 중에서 가장 단정하고 은은한 책입니다. 화려한 듯, 강렬한 색채를 가진 그림도 인상깊고요.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동화책,< 멀쩡한 이유정>을 쓴 작가분의 책이라 남다른 기대도 있었고요. 용왕님이 심청이를 살려주었다는 이야기를 읽은지 얼마 안 됐는데, 이번에는 청이의 엄마가 등장하네요. 천사처럼 아름다운 엄마를 만날 수 있었던 건 심청이의 마음이 고와서였지요. 치마를 뒤집어 쓰고 바닷물에 뛰어들 수 있는 용기는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해드려야겠다는 작은 소망이 자신의 목숨을 버릴 수 있을 만큼의 용기로 자란 것이겠지요. 착한 사람이 행복해지는 옛이야기는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심어주지요. 내가 조금 고생하고, 아파도 참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언젠가 더 큰 것이 나에게 찾아와 보답한다는 이야기는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희망을 심어주네요.



뚱뚱보 뺑덕어멈의 모습도 떠올라요. 치마저고리가 고와서 만져보고 싶다가도 엄청 먹어대는 모습을 보면 정나미가 뚝 떨어지고요. 아버지의 소중한 재산, 딸을 팔아 얻은 돈을 펑펑 써대는 모습이 어찌나 밉살스러운지, 맹인잔치에 따라붙으려다 걷기 싫어서 따로 떨어져나갔다는 말에 속이 후련해지네요. 역시 자신이 하는 만큼 복은 들어온다는 말이 맞나 봐요. 심청의 아버지가 눈을 뜨는 순간 옆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눈이 먼 사람들이 모여서 100일동안 잔치를 하고 결국은 모두 눈을 뜨게 되는 일이 생긴다면, 상상만 해도 흐뭇해집니다.
이야기 중간에 등장하는 노랫말이 인상적이에요. 애틋한 아버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아져 있고요, 가련한 딸의 애타는 마음도 엿볼 수 있어요. 시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가냘프게 부르는 노래가사 같기도 해요. 파랗고 빨갛고...그림속 색이 자꾸 마음을 자극하네요. 뺑덕어멈 이 차려놓은 산더미같은 밥상도 가물가물 기억 나고요. 우리문화 그림책은 아이에게 색다른 느낌을 전해줄 수 있어요. 고운 색, 단아한 자태, 착한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는 영원한 진실, 고운 노래가락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요. 아름답고 고운 자태의 심청이를 만나볼 수 있는 이쁜 그림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