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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미사일 ㅣ 동심원 16
김영 지음, 눈감고그리다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월
평점 :
요즘 동안 얼굴을 가지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많아요. 얼굴 길이의 비율도 중요하고, 뽀송거리는 피부도 도톰한 볼살도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한 두 살이라도 어려보이려고 메이크업을 따로 배우기도 하고요. 오늘 아침 프로그램에 패널로 나온 기자분이 말씀하시더라구요. 동안이 되려면 동심을 가지면 된다고요. 다른 일을 하면서 듣다가 정신이 번쩍 나서 TV 앞으로 갔어요. 그 말이 맞아요. 아이처럼 스트레스 덜 받고, 걱정도 덜 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마음도 몸도 얼굴도 건강해질 거예요.

아이들 눈에 보이는 것이 왜 어른들에게는 안 보일까요. 아이들은 매일 생각하는 것인데 왜 어른들은 모르고 지나가는지..동시를 읽어보면서 맞다 맞다..혼자 맞장구 쳤어요. 혼자 있을 때 더 많은 것이 보이고, 더 많은 것이 들려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는 그들과 이야기하고 감정을 주고 받느라 놓치던 것들이 혼자 있을 때는 다 보이고 들리고 느껴져요. 어쩌면 아이의 눈높이에서도 똑깥은 것을 느낄 수 있는지, 신기해요.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는 아이의 모습, 엄마 아빠 사이에서 묘한 감정을 배우는 아이, 시험이 너무 너무 싫은 아이, 떡볶이를 좋아하는 아이...길을 걷다가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아이들의 이야기지만 정말 예뻐요. 받아쓰기에 떡볶이가 나왔다고 투덜거리는 아이는 귀여워요. 그냥 맛있게 먹으면 되는 건데, 꼭 맞춤법까지 알아야 하나요.
공부 좀 못하면 어떠니
건강하면 제일이지
달리기 꼴지 하면 어떠니
끝까지 달려 보는 거지
뚱뚱하면 어떠니
아픈 데 없으면 되는 거지
노래 좀 못하면 어떠니
신나게 춤출 수 있으면 되는 거지
뭐든지 어떠니
자랑거리가 많은 아빠는
만날 나보곤 괜찮대요
아빠 자랑은 바로 너야
아빠가 다뜻한 입술로 뽀뽀하고
엉덩이를 토닥여 주면
나는 걱정거리 없는 아바를 닮아 어개가 으쓱으쓱 올라가요.
- 『울 아빠 자랑거리 』중에서 -
음식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스스로를 반성하고 있는 동시도 있어요. 나는 먹기 싫어서 버리는데, 돌을 먹고 사는 아프리카 아이들이 떠오른다고 하네요. 기특하지요. TV에서 봤던 기아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떠올리면 밥알 하나도 흘리기 싫어져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 먹고 자라는 아이들은 사랑을 베푸는 데도 서툴지 않겠지요. 엄마도 시험을 봐야 한다고 써놓은 동시를 보면 미소가 절로 나요. 드라마 대신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아이의 바람도 엿보여요.정말 그래요. 엄마도 아이랑 똑같이 시험을 보면 아이의 마음을 잘 알아줄 텐데, 엄마들은 너무 큰 기대를 아이에게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그걸 부담스러워 하고요얼마나 시험이 두렵고 무서웠으면 엄마도 시험을 봐야 한다는 글을 썼을지, 아이들의 마음을 정말 잘 알아주고 있어요.

떡볶이도 먹고 싶고, 엄마가 해주신 맛있는 밥도 먹고 싶어요. 늘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주시는 외할머니도 보고 싶고요. 일상의 작은 일들이 시가 되고 훌륭한 글이 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해요. 작은 것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이 감동적인 글도 쓸 수 있겠지요. 작가의 마음이 얼마나 여리고 아이다운지, 글을 읽어보면 그대로 전해져요. 아마 얼굴도 아이처럼 해맑으실 것 같아요. 동안의 비법은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어요. 아이처럼 생각하고 아이처럼 행동하다보면 어느새 주름도 탱탱한 살로 변해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