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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 동생 뚱주 ㅣ 킨더 어린이 도서관 2
오은영 지음, 강수진 그림 / 킨더랜드 / 2010년 3월
평점 :
뚱주는 돼지입니다.귀 엽고 통통하고 두 발로 설 수 있는 이쁜 돼지랍니다. 한주네 식구에게는 가족과 같은 동물이지요. 만약 가족같은 뚱주에게서 복제된 장기를 받아야 한다면, 정말 혼란스러워질 거예요. 동생처럼 자식처럼 대하면서 지냈던 동물이 내 몸의 일부가 되어주고 죽는다면 너무 너무 슬프겠지요.
한주는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예요. 어느날 몸이 아파 병원에 갔는데, 청천벽력같은 말을 듣고 말아요. 소뇌 염색체에 돌연변이가 생겨서 몸이 점점 말을 안 듣는 병에 걸렸어요.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제대로 염색체 검사만 받을 수 있었다면 그 때 치료해서 별 문제 없이 자랄 수 없었는데 한주의 엄마는 엄청 유능하고 바쁜 기자였기 때문에 염색체 검사를 놓쳤다고 하네요. 자신의 부주의로 아들이 큰 병에 걸렸으니 엄마의 마음도 말할 수 없을 만큼 아프겠지요. 하지만 한주가 사는 세상은 지금과 달라요. 웬만한 병은 다 고칠 수 있을 만큼 의학이 발달되어 있어요. 간이 나쁘면 원숭이 간이나 토끼 간을 이식할 수 있고 심장이 안 좋으면 돼지의 심장을 떼어 내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몇 십년 후 우리가 사는 시대에도 그런 일이 오겠지요.

원숭이의 뇌를 이식받고, 자신의 탯줄로 병든 몸을 치료하고...
한주도 자신의 세포에 맞는 소뇌를 복제해서 이식받으면 좋아하는 축구도 할 수 있고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살 수 있었어요. 마땅하게 수술할 만한 대상을 찾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한주의 병은 남자에게만 유전되는 병이었기에 외삼촌과 같은 병을 앓고 있었어요. 외삼촌의 도움으로 한주에게 꼭 맞는 소뇌를 갖고 있는 돼지 한 마리를 만들어 냈는데, 한주네 식구들은 그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가족처럼 키우던 돼지를 살릴 건지, 아니면 한주가 다른 이식할 소뇌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 식구들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처음부터 알았다면 달라졌을 텐데, 이미 함께 생활한지 몇 달이 지났기에 가족들의 고민은 더 컸어요. 엄마는 당장 병원에 데려가 뚱주의 소뇌를 한주에게 이식하고 싶어했지만 한주는 그럴 수 없었어요. 나름대로 뚱주를 보호해 보려고 노력하지만, 과연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요?
인간에게 필요한 장기를 동물에게서 얻어낼 수 있는 기술이 연구중이라고 하네요. 아직 실용화단계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아마도 한주가 사는 세상처럼 웬만한 병은 모두 고칠 수 있는 시대가 찾아오겠지요. 그 때는 병 때문에 속상한 일보다는 동물을 죽이고 내 몸을 살려야 하는 현실에 대한 고민 때문에 마음이 아플 수 도 있을 것 같아요. 뚱주를 살리고 한주가 병으로 고생을 더 해야할지, 아니면 뚱주 한 몸을 희생하는 대신 한주가 건강하게 살 수 있게 해주어야 할지, 두 가지 입장에 대해서 아이와 이야기 해보는 것도 좋겠어요. 도덕적인 양심이냐 현실적인 판단이냐? 앞으로 과학이 점점 발전해 가면서 인간이 고민해야 할 문제겠지요. 우주를 내 집 마냥 들락 거릴 수 있고, 로봇이 집안일은 모두 맡아주고, 어떤 병이든 고칠 수 있고, 학교에 가지 않고 화상수업을 하며 지낼 수도 있고, 유전자 복제가 생활에서 이루어지는 모습.... 한주가 사는 세상은 정말 꿈과 같은 곳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