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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공부벌레 일벌레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ㅣ 동심원 9
이묘신 지음, 정지현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8월
평점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을 누구일까요?
돈이 많거나 학벌이 대단하거나, 혹은 엄청 이쁘거나 몸짱이라고 행복할까요?
일상을 반복하면서 살다보면 매일 그날이 그날같고, 나는 뭔가 대단한 삶을 살 줄 알았는데 소박하다 못해 초라해보이기까지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요. 그렇다고 틀에 박힌 평범한 일상을 깨고 나올 용기는 절대 없고요. 어차피 지루하고 딱딱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면 그 안에서 소소한 재미를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이 조금 더 행복하지 않을까 싶어요. 똑같은 걸 보고 경험해 보아도 어떤 사람은 지겹고 답답하다고 여길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은 그 안에서 재미를 찾아 웃을 수 있기도 하지요. 당연히 후자가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고요.
소박한 일상의 꿈이 앙증맞은 동시에 스며들었어요. 함께 겪어본 이야기이고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누구나 공감하면서 맞다 ~ 맞다 ~ 고개를 끄덕여줄 수 있는 동시. 다소 부끄럽고 쑥스러워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하게 겪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소박함을 듬뿍 느껴볼 수 있어요. 그동안 만났던 이들, 경험해 보았던 일들이 글속에 녹아서 자꾸 맞장구치게 하네요. 사람사는 세상은 다 똑같구나! 이런 생각이 들게 해주는 가슴 따뜻해지는 동시집입니다.
엄마보다 훨씬 든든한 내 편, 이모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공감되었어요. 엄마는 매일 야단만 치고, 잘해도 칭찬은 안 해주고, 잔소리만 늘어놓는데 반해, 이모는 잘못해도 내 편, 조금만 부당한 일을 당하고 와도 엄마나 나보다 더 흥분하는 확실한 지원군, 조금 잘했는데도 엄청 잘했다고 마구 쓰다듬어주는 막강 파워 ~ 이모에 대한 느낌을 딱 맞게 표현한 동시가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공부하기 싫어서 핑계대는 아이, 그것을 보고 못참는 잔소리꾼 엄마의 이야기, 마음과 행동이 달라서 부끄러워하는 수줍음, 낯선 동화를 떠올리면서 일상의 지루함을 날려버리려는 마음...동시안에는 삶 자체의 무늬가 새겨져 있어요. 그리고 진짜 행복이 뭔지도 알려줍니다.


혼자 사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관계를 맺는 삶이 훨씬 알차고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네요. 주변 사람들과 엮이고 서로에게 치대면서 새록새록 정이 들고, 그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벌레를 싫어하는 엄마가 집안 구석구석에서 자리를 차지하는 벌레들을 지켜보면 흐뭇해하는 표정이 바로 떠올라요. 유머와 진실성 모두가 새겨져 있는 동시, 그래서 남의 이야기 같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오네요.
꿈틀꿈틀 애벌레 보면
징그럽다던 엄마
바퀴벌레는
더 싫어하는 엄마가
- 어머나, 책벌레 우리 아들!
- 어이구, 공부벌레 우리 딸!
- 에휴, 일벌레 우리 남편!
오늘은 우리를 벌레로 만들어 놓고
웃음 짓는다
- 『책벌레 공부벌레 일벌레』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