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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신뢰한다는 것 - 다 이유가 있을 거예요 ㅣ 초등학생이 꼭 만나야 할 민주사회 이야기 2
박혜원 지음, 송향란 그림 / 장수하늘소 / 2010년 7월
평점 :
아무 조건 없이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힘이 불끈 생기겠죠. 비록 잘못하고 부족하더라도 그런 나의 모습을 인정해주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사람이 있다면 든든할 거예요. 반대로 조그만 잘못에도 발끈하고 용서하지 못한 채, 괴롭힌다면 있던 힘도 다 사라지겠죠. 실수일 뿐인데 그것으로 인해서 평생 짐을 짊어지고 가야한다면 너무 가혹할까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오늘도 편안한 마음으로 살 수 있는 것이죠. 누군가를 믿지 못하고 늘 의심하면서 살아야 한다면 그게 바로 마음의 지옥 아닐까요.
신뢰가 한 사람을 키워주고 지켜줄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이야기 열 편이 실려있어요. 유명한 사람들의 경험담도 있고, 언젠가 뉴스에서 스치듯 만나 보았던 애틋한 이야기도 있어요. 안타까워서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짠한 이야기도 있고요. 잘 알려진 이야기의 뒷 이야기도 나와요. 발명왕으로 유명한 에디슨과 자동차 회사로 유명한 포드의 사장의 인연은 정말 감동적으로 다가왔어요. 어떤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오랜 시간 지켜볼 수 있는 마음, 그것이 실망이 아닌 희망으로 이어지는 기적과도 같은 이야기, 그래서 더욱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바쁘고 정신없이 살다보면 다른 사람에게 관심갖기 어려운데 그 사람을 바르게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고 지켜봐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요.

손자의 어이없는 죽음을 받아들이고 가해자를 용서하는 과정이 나온 이야기도 기억에 남아요. 사랑하는 사람들 잃어버리는 것만큼 끔찍한 일도 없죠. 가장 견디기 힘든 경험일 거예요. 그런 일을 일으킨 사람을 용서해주고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 저처럼 평범한 사람에게는 엄청 낯선 일입니다. 평생 증오하고 아파하면서 살기도 모자랄 것 같은데, 결국 용서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는 것이 마음을 숙연하게 해주네요. 2002년 월드컵의 환호가 떠오르게 해준 이야기도 있어요. 박지성과 히딩크의 인연은 돈주고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처럼 보여요. 질타를 받으면서도 한 사람을 믿어주고 그 믿음을 지켜준 이야기, 뿌듯합니다.
내가 고통스럽고 힘들 때 나를 믿어주고 용기를 준 사람은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기쁠 때 함께 해줄 사람은 많겠지만, 어려울 때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겠죠. 열 편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사람의 인연이 참 소중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에게 은혜를 입고 그것이 바탕이 되어 한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는 힘, 그것이 바로 관용과 신뢰가 아닐까 싶어요. 나를 죽이려 했던 사람을 끝까지 믿어주면서 귀한 인연으로 만든 교황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세상에 안되는 일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절대 못할 것 같은 일도 마음만 바꾸면 얼마든지 실천에 옮길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