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의 씨앗
왕자오자오 지음, 황선영 옮김, 황리 그림 / 하늘파란상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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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선물을 받아도 그걸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결과는 엄청 달라져요. 누구는 잠깐 즐기다 버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오래도록  옆에 두고 감상하며 고마워하기도 하지요. 노스님은 '본' '정' ' 안' , 이렇게 세 명의 동자승에게 세상에서 가장 귀한 씨앗을 나누어 주어요. 그걸로 이쁜 꽃을 피워보라고 말씀하시지요. 동자승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꽃을 피우려고 노력해요.

 

노스님이 주신 연꽃 씨앗은 어쩌면 평범한 것이었을지도 몰라요.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쳐 심고 가꾸었다면 이쁜 연꽃을 피울 수 있었겠지요. 미리 대비하고 설치지 않아도 당연하게 꽃 피울 수 있는 것이었지만, 오히려 지나친 관심과 배려는 독이 되었어요. 지나친 사랑은 상대를 더 힘들게  하니까요.  적절한 때의 알맞은 관심과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주고 있는 이쁜 그림책입니다.

 

제 주변에도 성질 급한 사람들이 많아요. 조금 기다리면 더 큰 기쁨이 올 텐데 그걸 못 기다려서 스스로 피곤하게 만들고, 일 자체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지요. 저도 그런 실수를 종종 하고요. 동자승 세 명, 본과 정 그리고 안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과연 누구와 비슷할까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예요. 끝까지 기다릴 줄 알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냈던 안은 아름다운 연꽃을 볼 수 있었지만 조바심을 갖고 급하게 행동했던 두 동자승은 결국 결실을 보지 못했어요. 넘치는 사랑을 베풀었는데 나에게는 왜 이런 결과가 왔을까 투덜거려도 소용없어요. 금으로 만든 뚜껑을 화분에 덮어주는 정의 행동을 보면서 안타까웠어요. 많은 부모들이 자식에게 이런 사랑을 베푸는 건 아닐까 짐작해 보았습니다. 아무리 멋진 금으로 만든 뚜껑도 씨앗을 살리지 못했어요. 더 중요한 햇빛을 가렸기 때문이에요.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 정말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보았어요. 하나씩 자신의 일을 해내는 안의 행동을 통해서 살면서 진짜 중요한 게 뭔지도 알게 되었고요. 급하게 여기지 않고 천천히 돌아서 간다는 것이 꼭 나쁜 건 아니에요. 안이 말해주고 있지요. 자신이 나서야 할 때를 아는 것도 중요해요. 남들이 하기 전에 먼저 하는 것이 좋은 건 아니지요. 기다리는 마음을 갖는다는 건 참 어려워요. 내가 뒤쳐지는 느낌이 들고 지고 있는 기분이 들면 너무 너무 답답해요. 그래서 남들을 치고 밟고 올라가야 기뻐하게 되고, 뭔가 해낸 것처럼 뿌듯하고요. 그런 마음으로 산다면 과연 즐거운 삶이 될까요.

 

동양화같은 잔잔한 그림이 참으로 고요해요. 조용하게 말해주고 있는 메시지와 잘 어울리고요. 내용은 단순하지만 많은 걸 남겨주는 이야기입니다. 시합하듯이 서둘러서 행동하는 것과 때를 기다리며 자신의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해내는 것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자승 세 사람 중 누가 나의 모습과 가장 닮아있는지 스스로 돌아볼 수 있었어요. 저도 안의 인내심과 지혜로움을 배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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