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별장의 쥐
왕이메이 글, 천웨이 외 그림, 황선영 옮김 / 하늘파란상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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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을 보면 눈이 시원해져요. 봄이 오는 느낌은 연두빛 새싹이 나무를 가득 채우는 순간에 절정을 이루며 다가오지요. 봄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이쁜 그림책이네요. 장미별장에 살고 있는 할머니는 정말 평범해요. 처음에는 누더기 옷을 입었나 했는데 자세히 보니 중국옷이더군요. 중국사람이 만든 그림책이지만 우리 정서와도 잘 맞아요. 푸른빛이 도드라지는 페이지 속에서 울고 웃는 잔잔한 정을 마음껏 느껴볼 수 있답니다. 나를 위해 울어 줄 누군가가 있다면 세상을 참 잘 살았다고 여겨도 되겠지요. 장례식에 가보면 대충 그사람이 살아온 과정을 짐작할 수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슬프게 울고 있다면, 분명 최선을 다해서 삶을 살아왔던 사람이라고 감히 넘겨짚어 볼 수 있어요.

 

가식적으로 살아온 사람을 위해 진정 구슬프게 울어 줄 사람은 없지요. 이별이 진심으로 슬프고 안타까워서 우는 모습은 분명 달라요. 장미 할머니가 떠난 후, 쥐와 고양이가 나란히 앉아서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서 할머니는 행복한 모습으로 떠나셨을 거라고 여겼습니다. 떠돌이 쥐, 쌀톨이와  서툴고 늙은 고양이 뚱이를 따뜻하게 대해주었던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해요. 뭔가를 바라고 선심을 베풀어주는 것과는 달랐어요.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주면서 감싸 안아 줄 수 있는 마음이 전해졌어요. 그런 할머니 앞에서는 욕심마저도 스르르 사라지고 말아요. 쌀톨이는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살았고 잊지 않고 찾아와 이별을 소중하게 마무리 해주었어요. 
 


 

 


나에게 필요할 때만 잘해주고 또 다른 것이 필요하게 되면 그냥 잊어버리게 되지요. 그렇게 버림받고, 잊혀지다보면 사람도 조금씩 무뎌지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기대하지 않고, 남을 위해 사는 삶은 의미없다고 치부해버리곤 하지요. 점점 이기적으로 변하는 세상을 보면 알아요. 다른 이에게 진심을 다해 내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이들이 얼마나 있겠어요. 조금씩 계산하고 몸을 사리면서 자신을 지켜가는 것이 어쩌면 더 현명한 건지 모르겠네요. 장미 할머니는 그렇게 살지 않았어요. 쌀톨이는 할머니의 진심을 알았어요. 그래서 잊지 못하고 기억한 것이고요.

 

 

그림이 정말 예뻐요. 단순한 그림책이지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네요. 살아온 날들을 뒤돌아보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 말해주고 있어요. 심술꾸러기 뚱이의 모습이 참 귀여워요. 생각이 깊어보이는 쌀톨이도 인상적이고요. 진심은 어디서나 통한다고 하지요. 자신을 위해서 울어주었던 할머니를 위해서 쌀톨이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겠지요. 눈물을 주고 받으며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에요. 쌀톨이와 뚱이의 뒷모습은 절대 쓸쓸해 보이지 않았어요.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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