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이야기 보림 창작 그림책
류재수 지음 / 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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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뿌리'는 무엇일까. 나는 어디에 '뿌리'를 두고 사는가. 나의 '뿌리'는 단단하고 굵직하면서 믿음직스러운가.

우리는 뿌리에 대한 열망이 짙은 민족이죠. 어떻게 태어나고 자랐는지,

나의 조상이 누군지, 피에 대한 욕망과 집착이 강한 만큼 그 뿌리는 더욱 단단하고 깊을 것입니다.

생명이 시작된 태초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어요. 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던 시절

컴컴함이 세계를 지배했어요.

  

새로운 기운이 열려

하늘과 땅의 모습으로 갈라지고...청이슬과 흑이슬이 생명체를 만들어냅니다.

여기까지 세 페이지만 읽어보아도 웅장하고 무거운 듯한 그림에 마음을 빼앗깁니다.

복잡하고 기교가 넘치는 그림은 아니었지만 깊이있는 색과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에 눈을 뗄 수 없었어요.

우리 민족의 기(氣)가 예사롭지 않은 모습으로 탄생되었음을 알게 되었어요.

  



 

조용하지만 저 아래 밑바닥에서 엄청난 기운이 꿈틀대고 있는 느낌.

그렇게 세상이 시작됩니다.

얼마나 기운이 넘쳐났으면 해와 달이 두 개씩이었다네요.

뭐든 많은 게 좋다고들 하지만, 두 개의 해와 달은 생명체의 삶을 힘겹게 만들었어요.

누군가 평화를 찾아주어야 할 시간이 왔을 즈음.

드디어 우리의 영웅,백두거인이 짠하고 나타납니다. 흑두거인의 어설픔을 한숨에 눌러버리고 대단한

기세를 뽐내며 천지왕의 마음을 사로잡아요.

백성들 역시 백두거인의 존재를 알아가기 시작하지요.

 

평화가 찾아온 세상은 아름다웠어요.

좋은 기운이 넘치는 그곳이 바로 참세상이었어요.

그런데 영원한 것은 없다고..전쟁이 일어납니다. 조선은 폐허가 되고 사람들의 생활은 더욱 힘겨워졌어요.

흑두거인과 백두거인의 힘겨루기를 보면서 두근두근.

용과 호랑이로 변한 두 존재의 싸움이 천지를 뒤흔들 만큼 기세등등 했어요.

백일 동안 계속되었는데...

 

 

그리고 사람들은 여전히 백두거인을 기다립니다.
 





 

정말 그림이 예술입니다. 명품이 따로 없네요.

<노란우산>의 작가 류재수님의 작품이라는데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어요.

어쩌면 두 작품의 색이 그리도 다른지, 여러가지 색을 갖고 표현할 줄 아는 작가가 부러웠어요.

어둡지만 강렬함을 품고 있는 한 장 한 장, 예사롭지 않은 그림입니다.

고구려의 벽화를 떠올릴 만한 그림도 있고, 지면에서 툭 튀어나올 만큼

생생하게 그려진 그림도 있어요. 잔잔한 평화를 그린 편안한 그림도 간간히 보이구요.

책이 꽤 큰 편인데 ,굉장한 그림과 엄청난 기운이 그 속을 꽉 채우고 있어요.

백두산에 새겨진 새로운 의미로 알게 되었어요.

 

 

"백두거인 만세! 백두장군 만세!"

사람들은 기뻐서 환성을 올렸습니다.

"나는 영원히 너희 곁에서 너희를 지킬 것이다."

언젠가 커다란 재앙이 올 때 나는 다시 깨어날 거싱다.

긴 싸움에서 기운이 빠진 백두거인은 조선 백성들에게 말했습니다.

 

백두거인은 소리 없이 누워, 깊은 잠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거대한 산으로 변해 갔습니다.

 

사람들은 이 산을 백두산이라고 불렀습니다.

(본문 중에서)
 



 

어둠과 빛

하늘과  땅

가벼운 기운과 무거운 기운

청이슬과 흑이슬

해와 달

전쟁과 평화

뜨거움과 차가움

용과 호랑이

백두거인과 흑두거인

독수리와 학

가뭄과 흉년

 
 

두 가지 대비를 통해 세상의 이치를 자연스럽게 가르쳐줍니다.

늘 빛과 그림자가 함께 존재하는 세상, 그래서 살아볼 만한 세상이지요.

영원히 좋은 건 없고, 영원히 존재하는 것 역시 없어요.

끊임없이 '나'를 찾고 '나의 뿌리'를 찾으면서 '나의 미래'를 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생겼어요.

 
 

어떤 고난과 절망을 겪으면서 끊임없이 희망하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우리민족의 혼이 엿보입니다.

기다릴 사람이 존재한다는 건  여전히 희망이 있다는 의미죠.

그래서 , 지금은 힘들어도 웃으며 살 수 있는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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