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는 혼자다 1
파울로 코엘료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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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파울로 코엘료와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말 때문에 두근두근...혹시 실망하지 않을까, 콩닥거리는 마음으로  읽었다.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조금 시니컬해졌고, 뭔가 분석하려는 날카로움이 더해졌을 뿐, 여전히  영혼 깊숙한 곳을 콕콕 찔러주면서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덕분에 속이 시원하고 통쾌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두려움, 보이지 않는 사회의 이면에 대해서 낱낱이 파헤쳐 준 것에 감사한다.막연하게 동경하는 세계, 화려함과 절대적인 힘을 자랑하는 세계, 그리고 완벽해 보이는 인간의 내면과 욕망의 부질없음에 대해 어떤 것이 '진실' 에 가까운 것인지 떠올려본다. 승승장구, 꿈꾸던 이상향을 향해 달려가는 한 걸음...그리고 도달할 수 없는 세계에 발을 디뎠을 때 느낄 수 있는 황홀함, 그것이 서서히 무너지면서 겪게되는 무참한 현실,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AM 3:17 에서 다음날  AM 1:55 까지

칸 영화제가 열리는 공간에서  알 수 없는 죽음들, 사랑과 배신, 욕망, 헛된 꿈, 권력과 비웃음의 향연이  벌어진다. '슈퍼클래스'들의 잔치이기도 한 국제 영화제 뒷편에 숨겨진 비틀어진 욕망과 인간의 나약함, 그리고 과연 승자는 행복한가? 에 대한 물음을 던져주는 소설이다. 두 권이지만 순식간에 책장이 넘어간다. 만 하루도 안 되는 시간안에 많은 이들이 죽고, 꿈을 이루고, 실패하고, 버려지고,속이고, 다시 일어난다. 꼭 일 년 넘게 꼬박 살아온 듯하다. 아니면 그 이상!

 

살인에 촛점을 맞춘다면 이미 범인을 알고 있기에( 독자만 알 수 있다) 싱겁게 느껴진다.하지만 범인이 워낙 다이나믹하고 독특하고 믿기 어려운 인물이라서 두근거림은 계속된다. 인간의 욕망의 끝은 어디인지, 그곳에 다다른 사람에게 물어본다면, 당신은 행복한가요?  그렇다면 행복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만약 행복하지 않다면 당신은 또 어떤 꿈을 꾸면 살아갈 것인지?   대답이 나올듯..나올듯..어렴풋이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이고르가 찾았다는 '사랑' 이 진정한 사랑인지, 그가 정상적인 인간인지 조금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적어도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는 인간들 보다는 훨씬 시원시원하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사람이다. 버려진 슬픔을  해소하는 방법이 조금 특이하다. 다른 세계를 파괴하면서  복수를 꿈꾸는, 하지만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엉뚱한 길로 방향을 틀어버리는 인물이다. 그가 파괴한 세계속에 안주하는 기이한 방법을 택하지만( 그는 올리비아의 영혼에게서 힘을 얻는다. 헉 ~ ???), 아무튼 어찌 어찌 ..무시무시한 현실을 살짝 벗어난다. 그가 슈퍼클레스이기 때문인지, 머리가 비상한 인간이라서인지, 아니면 운이 좋아서인지, 그는 벗어난다. 범죄와 죄의식에서까지.

  
마침내 이고르는 깨달았다.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행복을 되찾겠다는 생각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삶은 이미 그에게 퍼줄 만큼 퍼주었다. 삶은 늘 그렇게 너그럽지 않았던가. 인생에서 이 이상의  행복은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이제부터 삶의 남은 시간동안, 그는 고통 속에 숨겨진 보물들을 찾아내며 살아야 하리라. 매순간의 행복을 생의 마지막 행복인 듯 여기며.( 2권 135쪽)  

 

고마워 올리비아. 어쩌면 지금 내가 여기 있는 건 이 시대의 미친 양상을 세상에 폭로하기 위한 게 아닐까. 그 궁극의 체현인 칸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말이지. (2권 148쪽) 


 그가 쫓아온 세상의 끝은 어디인가. 그가 진정 원했던 것은 무엇인지. 곳곳에 숨어있는 이고르의 세계를 들여다 보면서 아찔해진다. 자신의 행복과 욕심을 세상을 향한 정의감으로 둔갑하려한 건 아닌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은 신비롭다. 묘한 종교적 의식, 제3세계의 알 수 없는 문화까지도 아름다움으로 승화하는 힘을 가진다. 상상하고 ,글자를 쫓아가면서 삶을 되돌아 보게 만든다. 깊이있는 성찰을 끌어내는 묘한 끌림이 있다.  여전히 파울로 코엘료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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