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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않는 발레리나 - 비비 부인의 소중한 친구 이야기
모니크 드 바렌느 지음, 조선미 옮김, 아나 후안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돈이 많다고 행복할까요. 갖고 싶은 모든 걸 가질 수 있으면 즐거울까요.
비비부인은 아주 아주 큰 부자예요. 원하는 건 뭐든 두 개씩 가질 만큼 여유로운 사람이지요. 두 개를 갖는다는 게 꼭 좋아보이지는 않아요. 모자를 두 개씩 쓰고 다니고 양산을 두 개씩 갖고다니는 건...조금 어색해 보이네요. 집도 자동차도 두 개, 강아지도 두 마리 이쁜 그릇도 꼭 두 개씩, 맛난 케익도 두 개씩 있어야 했어요. 모든 걸 다 가진 듯 넉넉해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비비부인은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았어요. 표정이 뚱하고 웃지도 않아요.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우울해 보이기도 하네요.
그건 비비 부인에게는 친구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은 부인이 친구를 별로 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늘 풍족하고 여유롭게 사는 사람이니 겉으로는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겠네요. 그럼, 진짜로 비비부인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어느날 비비부인은 보석가게에서 멋진 상자 하나를 발견합니다. 너무 맘에 들어서 사고 싶었지만 두 개가 없었기 때문에 포기하려고 했어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지요. 하나라도 맘에 들고 이쁘면 살 텐데 참 독특한 성격이지요. 하지만 비비부인은 그 보석상자를 샀어요. 그 안에는 쌍둥이 발레리나가 들어 있었거든요. 예쁜 드레스를 입은 인형이요.
두 발레리나는 늘씬하고 아름다웠어요. 마법에 걸려서 절대 웃지 않는 것만 빼면 어디 나무랄 데가 없는 인형이었어요. 부인은 그래도 두 아이들이 맘에 들었어요. 미란다와 마틸다라는 이름도 지어 주었어요. 이쁜 옷도 만들어 주었구요.미란다와 마틸다가 활짝 웃을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어요.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주고 물구나무 서서 두 다리를 흔들어 보기도 했어요. 근엄해 보이는 비비부인하고 엄청 다른 이미지지요. 살짝 웃음이 나오는 장면이네요. 뽀뽀도 해주었어요. 그런데 그 뽀뽀는 비비부인이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뽀뽀였다네요. 헉..이 부분에서 비비부인의 인생이 너무 초라해 보였어요. 세상에 뽀뽀도 못해보고 살았다니..
부인은 계속 두 아이들이 웃을 수 있게 이런저런 일들을 해보았어요. 알파벳 A 로 시작하는 곳부터 쭈욱...세계여행을 떠나기도 했지요. 두 발레리나가 정말 부러운 순간이었지요. 그런데 즐거운 여행중에 그만...엄청난 일이 벌어졌어요. 비비부인은 너무 놀랍고 당황스러워서 어쩔 줄 몰랐어요. 이 순간부터 비비부인의 표정과 행동을 지켜보면서 조금 놀라웠어요. 이전의 부인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어요. 헝클어지고, 자신의 모습을 챙기기 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요.
그리고 나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과연 두 발레리나는 잃어버린 웃음을 찾았을까요. 비비부인에게 마음을 터놓고 지낼 만큼 사랑스러운 친구가 생겼을까요.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흐뭇한 웃음이 나왔어요. 세상에 안되는 일이 어디 있겠어요. 따뜻한 느낌의 그림이 비비부인에게 일어나는 마음의 변화를 잘 표현하고 있어요. 표정 하나 하나 몸짓 하나 하나, 모두 생생하게 전해지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