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나만 믿어요 - 선생님과 정말 친해지는 법, 동화로 배우는 학교생활 2
고정욱 지음, 유명희 그림 / 글담어린이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입학해서 처음 만난 선생님은 하늘과 같은 존재였어요. 할머니 선생님이었는데 어찌나 무섭던지 유치원 선생님하고 너무 달라서 처음이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조금만 잘못해도 큰 소리로 야단치시고 몸도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고 주의를 주시곤 해서  원래 학교 선생님들은 다 그런 줄 알았어요. 다행인지 그 이후에는 아이들 마음을 이해해주시는 따뜻한 선생님들도 만났어요. 툭하면 아이스크림을 사주시던 선생님, 밤 늦었다고 집에 데려다 주셨던 선생님, 저에게 장난치는 아이를 쥐어박아 주시던 선생님, 참으로 다양한 선생님을 만났지요. 중학교 다니면서 부터는 옷 잘 입고, 재미있게 말하는 선생님이 제일 좋았어요. 말이 잘 통하는 선생님도요.

 

초등학교 2학년인 은수네 선생님도 참 마음이 따뜻한 분이에요. 비록 몸은 아프시지만 아이들의 작고 보잘 것 없는 마음까지 챙겨주실 줄 아는 멋쟁이 선생님이었어요. 급식 시간에 도시락을 준비해서 드시는 선생님이 이상했어요. 엄마에게 여쭤봤더니 선생님이 아프시냐고 물으셨어요. 엄마는 아픈 사람들이 현미밥을 먹는다고 생각하시나 봐요. 은수도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지만 선생님께 대놓고 여쭈어보지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날.. 은수는 선생님만의 비밀을 한 가지 알게 됩니다.

 

초등 2학년이면 우쭐해 하거나 말하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를 만큼 철없는 나이인데, 은수는 의젓했어요. 아이들에게 말해주는 대신 본인이 선생님을 챙겨드리기 시작했어요. 기특하지요. 집에서 아빠만 드시는 이름 모를 약도 갖다드리구요. 선생님을 위한 동시도 지었어요. 은수의 동시를 읽어보면 얼마나 순수하고 맑은 아이인지 알 수 있답니다. 아이만의 투명한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는 동시였어요.

 

선생님이 갑자기 쓰러지시고..나중에 친구들이 모두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은수는 결심합니다. 선생님을 꼭 지켜드리겠다구요. 선생님은 얼마나 든든하셨을까요. 저만 믿으세요..라고 말해주는 제자가 있다면 너무 기쁘겠지요. 티격태격하던 태준이하고도 화해를 합니다. 은수가 선생님을 생각하면 쓴 동시 '선생님 나만 믿어요' 는 정말 감동적인 글이었어요. 아마 선생님이 직접 읽어보셨다면 눈물이 핑 돌았을 거예요.

 

아이들을 힘껏 챙겨주고 작은 변화 하나에도 관심가져주는 선생님과 함께라면 학교생활도 즐거울 겁니다. 은수같은 순수하고 마음이 따뜻한 친구가 있다면 더욱 기쁘겠지요. 선생님도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 그래서 선생님의 마음을 얻는 건 어렵지 않다는 걸 가르쳐주는 아름다운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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