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가 슝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동화
이시이 기요타카 지음, 이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더 많이 살고 더 많이 공부한 어른들이 아이들보다 똑똑할까요. 물론 정보가 필요할 때는 어른들의 지식이 도움이 되겠지만,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가끔은 아이 머리에서 어른들은 도무지 상상도 못할 기발한 생각들이 나오지요. 같은 사물을 보고 있어도 아이는 엉뚱한 말들을 늘어 놓아요. 엉뚱하다는 건 어쩌면 어른들만의 착각일 수 있겠네요.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보고, 감히 생각해보지도 못한 일들을 상상해내는 걸 보면 꼭 어른들이 더 똑똑한 것 같지는 않아요.

 

꿈도 많고 생각도 많은 문어가 주인공인 그림책이에요. 빨강 문어는 날고 싶다는 꿈을 간직한 채 열심히 살고 있어요. 이룰 수 없는 꿈인 걸 알면서도 끊임없이 상상합니다. 헬리콥터와 기구가 날아다니는 걸 보면서 하늘을 나는 연습을 합니다.  머릿속으로만요.먹물을 뿜어내면서 나는 연습을 하는 문어가 대견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용감한 문어...머리로만 나는 데에 만족하지 않아요. 드디어 큰맘 먹고 점프를 합니다. 비록 물장구를 치는 것처럼 보일 만큼 형편없는 모습이었지만 문어는 포기하지 않아요.

 

또 고민합니다. 잠깐이라도 하늘을 날 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구름위로 올라가서 구름에 대해 마음껏 상상합니다. '구름 위에 탈 수는 없을까?' '구름을 먹으면 어떤 맛이 날까?' 귀여운 곰처럼 생긴 구름을 타고 훨훨 날아가는 꿈을 꾸기도 하지요. 구름의 눈높이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꼭 만나는 게 하나 있지요. 바로 해님이에요. '해님은 얼마나 뜨거울까? '  그리고 해님의 얼굴을 보고 싶어도 하지요. 구름을 타고 산과 들판을 구경합니다. 구름 아래로 보이는 집과 나무와 버스와 호수가 정겹게 보이네요.

 

밤하늘의 별과 달을 만나는 꿈도 꾸어요. 물고기 친구들과 함께 구름을 타고 다니는 모습도 떠올려 보아요. 먹구름을 만나서 깜짝 놀라는 상상도 해보지요. 비행선을 타고 우주로 날아가 자기랑 똑같이 생긴 외계인을 만나는 장면도 나오네요. 구름집을 타고 다니면서 새와 이야기 나누는 그림도 있어요. 문어는 이처럼 이런저런 상상을 하면서 놀아요. 재미있겠지요. 실컷 놀고 있는데...갑자기..

 

문어에게 깜짝 놀랄 만한 일이 일어납니다. 꿈을 꾸고 있던 문어가 도무지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아 보이는 물체가 나타났어요. 뭔가 어마어마하게 큰 것이 하나 출렁출렁 거리네요. 하지만 우리의 용감한 문어...드디어 슝 ~ 날았어요. 꿈이나 상상에서가 아니고 진짜로 날았답니다. 아마 날지 못했으면 바다에 빠져 죽었거나, 혹은 커다란 뭔가에 부딪혀서 크게 다쳤을 거예요. 사람이나 문어나 급한 일이 생기면 다 자기가 살 만큼의 힘이 솟아나는가 봐요. 문어를 위협하던 커다란 뭔가는 큰 소리를 내면서 떠나고 다시 바다는 고요해졌어요.

 

더이상 문어에게 바다는 이전의 바다가 아니었어요. 꿈을 이루기 전, 설레이는 바다가 아니고 이미 꿈을 반쯤 이루게 해준 대견스러운 바다였을 거예요. 물론 우리의 빨강 문어는 뿌듯해 합니다.  친구 오징어에게 자랑합니다 " 나 말이야, 좀 전에 하늘을 날았어!"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하지요. 용기를 내서 도전해 보면 꿈은 하나씩 이루어질 겁니다. 빨강 문어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떳떳해질 수 있었어요. 우쭐대는 문어가 참으로 사랑스럽네요. 책을 읽고 아이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세요. 아이들이라면 어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엉뚱하고 멋진 꿈을 하나쯤 마음속에 품고 있을 거예요.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늘어놓아도 꼭 웃으면서 들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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