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꿈을 먹고 자라는 아빠

우리 아빠 파이팅 ㅣ 새싹동화 2
고정욱 지음, 박영미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9년 5월

어른들이라고 모두 완벽하지 않아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엄마 아빠가 되어도 여전히 미숙하고 실수투성이 삶을 살기도 합니다. 오히려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가 더 용기있고 , 어른들에게 힘을 주기도 하지요. <우리아빠 파이팅>의 준형이 역시 아빠보다 씩씩하고 용감한 아이입니다. 준형이 아빠는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시작한 사업도 실패하는 바람에 완전히 실의에 빠져버린 어른이에요. 아내와 아들이 있는데도 술만 퍼마시고 집에서 끙끙 앓기만 하는 무능력한 가장이지요.실망하고 상처받은 걸 헤아려보면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아니지만, 고생하는 가족들의 떠올려보면...암튼 준형이 아빠는 너무 나약했어요.

 

모든 엄마 아빠들이 느끼는 것 한 가지...바로 아이에게서 세상을 헤쳐나갈 힘을 얻고, 살아갈 이유를 찾는다는 것..바로 그 이야기를 담은 동화책입니다.  세상과 등지려고 완전 포기한 채 하루하루 살아가는 아빠에게 준형이가 받아온  상장은 한 줄기 빛과 같은 거였어요. 만약 준형이가 아빠 엄마를 부끄러워하고 자기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줄 아는 아이가 아니었다면, 아마 글짓기상을 받을 수 없었겠지요.하지만 씩씩한 준형이는 매일 김치만 먹어야하는 생활도, 방에 틀어박혀서 꽁꽁 숨어사는 아빠도 부끄럽지 않았어요. 그래서 당당하게 글로 쓸 수 있었구요.

 

아들을 보면서 다시 정신을 차린 아빠는 포장마차를 시작합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꿋꿋하게 이겨나갑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적도 있었겠지만, 해맑은 눈으로 바라보는 아들이 있었기에 다시 일어나고 또 일어나고 했습니다. 동네 불량배가 괴롭히는 것도 무섭지 않았어요. 보잘것 없는 포장마차를 한다는 부끄러움도 이겨낼 수 있었어요.

 

어려운 일이 생기면 반드시 기쁨이 뒤따라 온다고도 하지요. 아빠가 겪은 고통은 모두 밑거름이 되어 행복으로 돌아옵니다. 트럭에 받혀 아빠가 다쳤을 때만 해도 이게 끝인가 싶었는데, 그것은 새로운 시작의 열매가 되었어요. 아빠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당당한 준형이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도 괜찮겠어요. 자신은 어떤 아들이고 딸이었는지 되돌아보고 반성해 보아도 좋겠지요.

 

짧은 동화였지만 웃음과 눈물과 희망이 잘 버무려져 맛나게 무쳐진 느낌을 주어요. 이런 게 바로 사는 맛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