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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비밀 ㅣ 아이 좋은 그림책 17
통지아 글.그림, 박지민 옮김 / 그린북 / 2009년 5월
평점 :
와 ~ 이 책 대박입니다.
별 생각없이 한 장 한 장 넘기다가 뒷통수를 한 대 맞은 것처럼 얼떨떨해지면서...다시 앞장을 뒤적거리면서 허둥대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아이에게 읽어주기 전에 제가 먼저 읽었는데, 순간 깜짝 놀라서 안절부절 못하다가 내용의 실마리를 찾아내고는 깔깔 웃었습니다. 하하하 !!! 평범한 사람이라면 분명, 범인이라고 지목했을 어떤 대상이 순간, 완전히 바뀌는 찰나에...아..고집스러운 편견을 버려야겠구나..이런 생각을 했어요.
오늘, 초등학생인 저희 조카들에게 가져가서 읽어주었는데, 그 아이들도 깜짝 놀라면서 ...이 책 신기하다고 자기들끼리 키득대면서 읽어보더군요. 그럼, 그에 비해 사고력이 한참 부족한 저희 유진이는 어찌 됐을까요. 끝까지 읽어주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지 모르다가 제가 질문을 몇 개 던졌더니 그제서야 이상하다고 하면서 앞장을 뒤적거렸답니다. 그리고도 이해를 잘 못하길래 제가 차근차근 알려주었더니, 그때부터는 이 책 너무 좋다고 하면서 옆구리에 끼고 다니네요.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그림책들이 참 많지요. ~ 해라, ~ 하지 말아라, ~ ~ 한 사람이 되어라, 이렇게 직접 좋은 말을 전해주는 그림책도 있고, 빙빙 돌려서 아이들의 정신을 쏙 빼놓은 다음에 하고 싶은 말을 해주어서 아이들의 주의를 끄는 그림책도 있어요. <도서관의 비밀>은 분명 후자입니다.
유진이가 읽어본 최초의 추리 그림책이 아닐까 짐작되네요. 조용한 도서관에 어느 낯선 침입자가 들어와서는 이런저런 흔적을 남겨놓아요. 또 한 사람은 알 수 없는 그림자를 향해서 궁금함과 호기심과 약간의 두려움을 느끼면서 그 존재를 찾아 하루 하루 보냅니다. 도둑인지 아니면 책을 좋아하는 수줍은 아이인지, 아니면 괴물같은 모양을 한 유령인지....점점 침입자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꼬리가 길면 잡히듯...마침내...잡혀요. 바로 이장면에서 깜짝 놀랍니다. 단단해 보이는 그물 안에 누군가 잡히기는 잡혔는데...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도서관을 관리하는 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놀랍니다. 인간이 잘못한 어느 한 가지 때문에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빨간 옷을 입은 소녀에게도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거였어요. 물론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도 알려줍니다. 어렵지 않은 것이었어요.그럼, 인간들은 그 이후에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을까요. 아이와 함께 상상해 보세요.
어른인 제가 읽어도 재미있는 그림책입니다. 유아들 뿐만아니라 초등학생, 중학생...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와 감동과 전율을 느낄 거예요. 오랜만에 흥미진진한 그림책을 읽게 되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림도 좋아요. 도서관의 차분하면서도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 놓았어요. 곳곳에 숨겨져 있는 작은 매듭들을 그림을 통해 찾아보는 재미도 괜찮을 겁니다.
책이 쌓여있는 도서관에서 벌어지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읽어보세요. 그 안에는 두근거리는 설레임과 우리가 지켜야할 약속이 숨겨져 있어요. 책을 읽고나서 불끈 떠오르는 결심에 대해서 아이와 꼭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