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말 (양장)
최정선 글, 안윤모 그림 / 보림 / 200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반대의 의미를 가진 낱말을 그림으로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하얀 올빼미가 노란 눈을 동그랍게 뜨고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열심히 가르쳐 주어요. 올빼미 두 마리가 책을 가지고 열심히 놀고 있어요. 이 책의 그림은 유명한 화가들의 것을 패러디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림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어떤 작품을 패러디 했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거예요. 저는 워낙 그림에 대해서 미술에 대해서 몰라서 스스로 찾아내지는 못했구요. 책소개에 적혀있는 걸 살짝 커닝했는데,  다빈치의 모나리자, 앵그르의 샘, 보테로의 연애편지, 피노키오 등을 패러디 했다고 하네요. 원화와 비교하면서 아이에게 보여주어도 좋겠어요.

 

하루종일 종알거리는 수다쟁이 유진이가 이정도 반대말은 당연히 알고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작다'와 '적다'를 헷갈려 하더군요. 크기를 나타내는 말과 갯수를 알려주는 단어의 의미가 아무래도 어려운가 봐요. 아무리 책을 열심히 읽고 말을 많이 해도 역시 어휘에 대해서는 끝없이 배워야하나 봅니다.

 

크다/작다

두껍다/얇다

무겁다/가볍다

뒤/앞

아래/위

밖/안

넓다/좁다

많다/ 적다

높다/낮다

밀다/끌다

재미있다/재미없다

 

총 11쌍의 반대말이 그림과 함께 소개되고 있어요. 책의 크기와 갯수, 그리고 책을 쌓아둔 모양, 책으로 만든 공간,책으로 만들어진 상황,책속 내용들을 그림으로 나타내 반대되는 의미임을 분명하게 가르쳐주고 있어요. 마치 책을 가지고 노는 모습같기도 하고, 책을 도구삼아 뭔가 일을 저지르는 모습같기도 한 그림들이었습니다. 올빼미 두 마리와 책 말고도 이 책을 빛나게 해주는 게 하나 있어요. 바로 자연의 모습입니다. 딱 한 페이지  빼고는 노랗게 뜬 달이 등장하구요. 나무와 꽃과 구름과 바다와 땅이 그려진 그림이  참 재미있게 그려져 있어요. 파란색, 초록색, 노란색, 빨간색들이 적절하게 어울려 있어요.

 

저는 반대말을 달달 외우며 공부했던 기억이 나요. 초등학교 다닐 때, 쪽지시험 본다는 선생님 말씀에 덜덜 떨면서 억지로 외웠을 겁니다.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른 채, 막연하게 단어 암기하듯 익혔어요. 요즘은 그림책이 참으로 다양하게 나오고 있어서 지루하게 공부해야 하는 분야의 내용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어요. 엄마가 조금만 부지런해지다면 말입니다.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반대말도 있겠지만 , 어른들의 생각과는 달리 아이들은 복잡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더군요. '작다'와 '적다'를 똑같은 말로 알고 있는 저희 아이를 보면서 느꼈어요.

 

'넓다'와 '좁다'를 그려놓은 페이지가 기억에 남아요. 바다위에 큰 책과 작은 책을 동동 띄우고 그 위에 올빼미 두 마리가 올라간 그림인데. 넓은 책에는 올빼미가 누워서 두 팔을 벌리고 있고, 좁은 책 위에서는 겨우 두 발만 디디고 있어요. 하늘에는 달이 떠있고 바다 위에 책들이 펼쳐진 채, 갈매기처럼 두둥실 떠다니는 그림이 참 괜찮아 보였어요. 책을 높이 쌓아놓고 '높다'와 '낮다'를 가르쳐주는 페이지도 좋았어요. 쉬워보여도 유아들에게는 구분이 어려운 단어일 텐데, 이렇게 그림으로 개념을 가르쳐주면 기억에 오래 남을 겁니다.

 

그리고  또 마음에 쏙 드는 그림이 있었어요. 사이좋게 두 마리의 올빼미가 나란히 앉아서 책을 보는 그림이요. 뒷배경으로는 빨간 튤립이 그려져 있고요. 한쪽 페이지에는 글만 빽빽하게 있고 옆의 페이지에는 재미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책을 보고 있어요. 전혀 다른 분위기의 페이지를 보고 있는 두 올빼미의 표정을 비교해 보아도 재미있어요. '재미있다' 와 '재미없다'를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는 그림입니다.

 

그림을 여러번 반복해서 들여다 보세요. 처음 볼 때, 두 번째 볼 때...계속 반복될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전에 안 보이던 장면이 새롭게 보이기도 하고요.  단순하게 반대말만 익힐 수 있는 책이 아니에요. 그림과 자연스러운 상황을 통해서 단어와 사고에 대해서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아이와  반복해서 책을 읽어보면서 그림 속에 숨겨진 새로운 세상을 만나 보세요. 어쩌면 엄마보다 아이가 더 빨리 찾을지도 몰라요. 아이는 똑같은 그림을 보고 있어도 엄마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찾아내더군요. 특히 이렇게 구석구석 비밀스러운 장면들이 숨어있는 그림책을 볼 때는 아이의 진면목이 드러납니다. 저도 아이의 한 마디 한 마디 들으면서 조금 놀랍기도 했어요.다소 엉뚱한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하지만,  역시 아이들의 눈은 어른들의 것과 다른가 봅니다. 아이의 말에 귀기울여 보세요.  새롭고 신기한 세상이 보일 거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