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울지 마, 꽃들아 - 최병관 선생님이 들려주는 DMZ 이야기
최병관 글.사진 / 보림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전쟁과 관련된 책들이 참 많이 나오는 시절입니다. 자연스럽게 전쟁의 의미와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는 책입니다. '전쟁' 하면 우리와는 거리가 먼 남의 나라 이야기같기도 하지요. 세상이 시끌시끌하지만 ,그런대로 살만하고 경제적으로도 여유있는 아이들이 전쟁에 무심한 게 어쩌면 당연하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아이들에게 전쟁이 남의 나라이야기가 아니고 우리의 문제임을 알려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렇다고 전쟁에 대해서 딱딱한 문체로 설명하고 있는 책은 아니에요. 2년동안 비무장지대를 걸어 다니며 사진을 찍으신 최병관 선생님의 사진과 함께 시처럼 고운 글들이 실려 있어서, 아이와 읽으면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들게 해주어요.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의 변화를 사진으로 느껴보면서 자연의 신비로움과 생명의 경이로움에 대해 다시 한번 떠올려 보았어요. 작은 꽃봉오리, 숨쉬는 생명체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전쟁과 평화에 대해서 가르쳐줄 수 있는 방법이 많겠지만, 이 책 한 권으로도 아이들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이 커서 무얼 해야하는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진실된 모습에 대해서 알려줄 수 있을 겁니다. 눈으로 뒤덮인 휴전선의 철조망을 보면서 아름다움과 슬픔이 공존하는 세상의 묘미를 느꼈습니다. 눈부시게 빛나는 사진을 보면서 현실의 막막함을 절실하게 깨달았어요. 아름다운 꽃들로 둘러쌓인 비무장 지대에 엄청난 양의 지뢰가 묻혀있다는 아이러니도 마음을 찡하게 합니다.
1953년 7월 27일 남한을 도와주러 온 UN군과 북한군.중공군이 판문점에서 휴전협정을 맺음으로써 마침내 같은 민족끼리의 전쟁은 멈추게 되엇다. 휴전협정에 따라 남한과 북한이 서로 대치하고 있던, 서쪽 임진강 하구에서 강원도 동해안 고성에 이르는 249.4km를 따라 1292개의 군사분계선 표지판이 세워졌는데, 이것이 휴전선이다. 그리고 군사분계선에서 남북으로 각각 2km씩 물러난 지역이 비무장지대(DMZ) 이다.철조망으로 가로막힌 비무장지대는 남북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군부대나 군사시설이 들어설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허가를 받은 소수의 군인들외에는 누구도 들어갈 수 없다. (p92)
아이들에게 전쟁에 대해서,혹은 평화와 통일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을 때 주로 판문점을 떠올리지요. 먼 북녘 땅을 작은 렌즈를 통해 바라보면서 하나의 나라로 합쳐지기를 바라는 희망을 품으며, 많은 어머니들이 아이와 함께 그곳을 방문합니다. DMZ라고 하면 절대 사람이 들어갈 수 없어서 버려진 땅이나 마찬가지인 줄 알았습니다. 이 책은 읽으면서 오해였다는 걸 알았어요. DMZ의 정확한 의미와 상황에 대해서 알 수 있었어요.함부로 발디딜 수 없는 곳이기에 야생동물과 식물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이라고 하네요. 천연기념물인 산양 .고라니.노루.멧돼지등이 마음껏 뛰어다니고 있다니 신비로운 곳이기도 하지요.사진을 통해서 아름다운 식물과 희귀철새, 천연기념물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요.
전쟁의 상흔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나이드신 어른들의 눈시울 젖은 모습들을 보면서 아이에게 조국의 소중함에 대해 말해줄 수 있을 거예요.고향에 가보기 전에는 죽을 수 없다며 눈물을 훔치는 머리가 허연 할아버지의 모습도 마음을 찡하게 합니다. <비목>이라는 가곡이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설명한 부분도 기억에 남아요. 아름다운 풍경이 최고의 노래를 만들어냈다는 것에 뿌듯함이 느껴졌어요.마지막에 나오는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한국전쟁과 휴전선, 그리고 비무장지대(DMZ)에 대해서 더욱 자세하게 알 수 있어요.
비무장지대는 전쟁으로 생겨난 슬픈 존재지만, 지금은 새로운 생명과 자연과 평화를 상징하는 땅으로 거듭나고 있어요.현재 정부는 2012년까지 비무장지대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게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생태조사를 벌이고 있는 한편, 관광지로 개발하려는 붐도 일어난다고 하는데 조금 걱정이 앞섭니다. 영원한 문화유산으로 남아서 후손들에게 평화와 생명의 소중한 의미를 전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