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꽃밭 만들러 가요 사계절 그림책
송언 글, 한지희 그림 / 사계절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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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아빠들이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휴일에 잠만 자려는 아빠, 축구에 푹 빠져서 가족들을 심심하게 만드는 아빠, 혼자 취미생활을 즐기며 가족들을 나몰라라 하는 아빠, TV만 하루종일 끼고 앉아 뒹굴거리는 아빠....휴일에 가족들을 위해서 일하러 나간 아빠들은 빼고요. <아빠 꽃밭 만들러 가요>에는 자상하고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아빠가 나옵니다. 고기를 잡아서 입에 넣어주는 교육보다는 고기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교육이 훨씬 아이들에게 좋다고 하지요.

 

지금은 어려서 혼자 꽃밭을 일구지 못하지만 , 아빠가 가르쳐준 대로 나중에 커서 똑같이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쓰레기가 가득 쌓인 공터에서 잡동사니들을 치우고, 흙을 갈아준 뒤 씨을 뿌리는 방법이요.

 

참!  똑똑한  엄마도 나옵니다. 공터 앞을 지나다니면서 지렁이가 많은 걸 보고 금방 기름진 곳임을 맨 처음으로 안 건 엄마였거든요. 엄마 혼자 뭐라도 심으면 좋겠다고 중얼거리는 걸 듣고 아이들도 꽃밭을 만들고 싶어진 거고요. 그래서 시장 꽃집 앞에서 엄마를 졸라댄 거예요.

 

송언 선생님의 네 가족이 덕소에 살 때 있었던 일을 동화로 쓰신 책이라고 하네요. 아이들의 웃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많은 걸 누리고 사는 행복한 아이들인지 짐작할 수 있어요.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랄 수 있기 때문이겠죠. 동네에 지저분한 공터가 있다면 지나다닐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기만 할 뿐, 보기 좋은 꽃밭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쉽지 않아요.바쁘게 사는 세상이라 누가 내 시간을 쪼개서 바로 성과물이 생기는 것도 아닌 일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겠습니까.

 

그림책 속 아빠는 아이들에게 시간과 정성을 다하면 노력한 몇 배의 기쁨이 돌아온다는 걸 가르쳐줍니다. 꽃씨와 밭이 있다고 아무렇게 심는 건 아닌가 봐요. 아빠 말씀을 잘 들어보면 키 작은 꽃은 앞쪽에, 키 큰 꽃은 뒤쪽에 차례차례 심어야 하나 봅니다. 햇빛을 골고루 받아야 하니까요. 씨앗이 마치 총알같다고 하면서 놀고 싶어하는 아이들 모습이 어찌나 해맑은지요. 저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안경 쓴 아빠와 올망졸망한 두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씨앗을 뿌리고 싹이 나오길 기다리는 시간은 겪어본 사람들만이 그 지루함을 알 수 있어요. 잊고 살면 어느새  쑥 자라 잎과 열매를 맺겠지만, 책 속 아이들은 하루 하루 손 꼽아가며 기다렸어요.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을 쓰고 밭에 나와 목을 빼고 기다립니다. 햇빛이 쨍쨍한 날에는 열심히 물을 길러다 주어요. 동네 아이들이 하나 둘씩 밭에 나와 쪼그리고 앉아 쳐다봅니다. 강아지 역시 뭔가 기다리는 눈치예요. 며칠이 지나고 꼬물거리는 새싹이 나왔을 때 아이들의 표정을 보세요.그렇게 신나고 즐겁게 뛰어다니며 좋아하는 모습을 언제 또 볼 수 있겠어요.

 

주인공 새봄이는 그날 밤, 예쁜 꿈을 꾸었어요. 싹이 점점 커져 풍성한 꽃밭이 되고 그곳에 꿀벌과 나비가 날아다니는 모습이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잠자는 새봄이의 모습을 내려다 보면서 아빠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너희들이야말로 가장 예쁘고 소중한 두 송이 꽃이란다"

 

꽃 중에 최고의 꽃은 바로 아이들입니다. 자는 아이 모습을 보면서 꽃 한 송이 보다 더 이쁘다는 생각을 떠올려보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아이들 역시 무럭무럭 ...쑥쑥 자랐으면 좋겠어요. 가족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이쁜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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