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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 상어 - 사메지마 형사 시리즈 01 ㅣ 뫼비우스 서재
오사와 아리마사 지음, 김성기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로켓 젖가슴'이라는 별명을 가진 20대 초반의 락 밴드 보컬 애인을 가진 사메지마 형사. 읽는 순간 내내 부럽더군요. 애인의 이름은 '쇼'인데, 사메지마에게 항상 "응큼한 형사"라고 눈을 흘기면서도 그의 요구(?)를 모두 받아줍니다. 경찰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 출신이지만 조직 내부의 암투에 휘말려 신주쿠 경찰서의 형사로 좌천. 형사 시절 후배 경찰에게 일본도에 목을 다쳐서 머리를 길러야만 하는 신세. 경찰서 내에서는 친한 동료 하나 없이 혼자서 사건을 쫓고, 우직해서 야쿠자에게도 버림받은 형사(보통 방범과 형사는 야쿠자와 서로 돕고 지낸다고 하네요), '신주쿠 상어'라는 그다지 좋지 않은 별명을 가진 사메지마 형사, 그럼에도 '쇼'라는 애인 때문에 살짝 부럽더군요. 14살 연하. 락 밴드의 보컬. 애교도 있고, 키는 작지만 몸매도 괜찮고, 가끔 요리도 만들어 주는 등 정말 이상적인 애인입니다. 그래서 그의 좌절과 고통에 살짝 희열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드보일드, 신주쿠(환락가), 고독한 영웅, 오타쿠(?)로 이 작품을 요약할 수 있겠네요. 오타쿠에게서 살짝 씁쓸함을 느꼈습니다. 영웅(형사)을 동경하는 오타쿠의 행동을 보면서, 이 시대의 비애감을 너무 많이 느꼈습니다. 현실을 피해 마니아적인 취미생활로 숨은 은둔형 외톨이, 일본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서 무서우면서도 몹시 씁쓸했습니다(사실 저는 사메지마 형사보다 이 오타쿠 캐릭터에 더 애정이 가더군요). 폭력단과 과격파, 그리고 돈을 쓰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붐비는 환락가 신주쿠, 그 도시를 범죄자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상어 형사 사메지마. 마치 제가 신주쿠를 활보하듯이 도시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총기에 대한 지식들도 무척 사실적이고, 형사나 범죄자들의 생활모습도 무척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사메지마 형사의 집요한 추적, 그 추적 끝에 다다르게 되는 사건의 결말. 비장하면서도 역시나 씁쓸합니다. 그러나 제4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이라는 기대 타이틀에 비해서는 스토리 자체는 조금 심심하다군요. 예상대로 스토리가 흘러간다고 할까요? 하드보일드 소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잘 안 읽히더군요), 이 작품은 그래도 쉽게 읽히네요. 전반적으로 평을 하자면 (제 취향일 수도 있겠지만) 명성에 비해서는 다소 심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