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홀리데이 - 오늘은 실종되고 싶은 날
오츠이치 지음, 김선영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오츠 이치의 작품을 읽었네요. 요즘은 출간 소식도 조금 뜸하네요. 초기에 『GOTH - 리스트컷 사건』이나 『ZOO』 등의 작품을 읽었을 때는 정말 '천재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에 국내에 소개된 작품들은 조금 기대 이하였죠. 『실종 홀리데이』는 다크(공포) 계열의 작품이 아닌 화이트(치유) 계열의 작품입니다. 『씁쓸한 주파수』나 『너밖에 들리지 않아』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이번 작품집에는 「행복은 새끼 고양이 같은 모습」과 「실종 홀리데이」라는 두 편의 중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행복은 새끼 고양이 같은 모습」은 스스로 고립되기를 원해 그렇게 살고 있는 한 청년이 새로 이사 온 집에서 10대 소녀 유령을 만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입니다. 소녀 유령이 보이지는 않지만, (살아 있는) 새끼 고양이의 존재로 그녀의 존재 역시 알게 됩니다. 커피를 타 주고, 방을 청소해 주는 등 10대 소녀와의 기이한 동거생활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그녀는 왜 유령이 되어서 나타나는 것일까요? 혹시 억울한 죽음. 소녀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와 함께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여는 청년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우울함과 씁쓸함이 느껴지는 작품이지만, 반면 약간의 희망이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실종 홀리데이」는 어머니의 재혼으로 부자인 새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 10대 소녀 나오. 그러나 어머니가 병으로 죽고, 새 엄마가 집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새 아빠와 새 엄마와 살게 된 나오, 그녀는 서서히 불안함을 느낍니다. 집에서 쫓겨나지나 않을까? 새 엄마와 사이가 좋은 새 아빠. 그리고 누군가 자신의 방에 들어온 듯 한 흔적. 그녀는 범인을 찾기 위해 스스로 자취를 감춘 채 자신의 방을 감시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실종됐음에도 평온한 가족. 나오는 서서히 화가 나가 시작합니다. 그리고 거짓 유괴 사건을 계획하기 시작합니다. 착한 범죄라고 할까요? 사람이 죽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엔딩. 유괴 사건으로 인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시작합니다. 범죄 사건이 발생했음에 불구하고 말이죠. 그리고 나오 역시 이번 사건을 통해 가족의 의미에 대해 알게 됩니다. 조그만 방에서 감시하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나오.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힘들었을 경험이지만, 지나고 보면 추억이 되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추억 정도. 암튼 이 작품도 앞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착한 이야기입니다.


  결론적으로 시작은 조금 씁쓸하고 우울하지만, 결말은 밝고 따뜻합니다. 어둡고 무섭고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서 조금은 실망스럽지만(물론 알고 읽었음에도), 그래도 미스터리가 있는 착한 이야기라서 어느 정도 용서는 됩니다. 부담 없이 읽기에 좋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마음의 치유도 함께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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