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 달린 드라큘라
브램 스토커 지음, 레슬리 S. 클링거 엮음, 김일영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에서 유명한 셜록한 권위자 레슬리 S. 클링거가 셜록 홈즈에 이어 환상 고딕 문학의 대표작인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에도 방대한 자료와 역사적 사실들을 바탕으로 주석을 달았습니다. 진실 여부를 떠나 정말 믿고 싶을 정도의 역사적 사실들과 관련 문헌들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드라큘라》는 영화화가 많이 되어서 대중들에게 너무나 유명한 작품들이죠. 흡혈귀 관련 영화들까지 포함시키면 더 엄청나지 않을까 싶네요.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노스페라투』, 『렛미인』 등. 개인적으로는 90년대 초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보고 가장 충격을 받은 것 같아요.


  레슬리 S. 클링거가 주석을 단 《주석 달린 드라큘라》는 하커의 사건일지, 미나의 일기, 스토커의 작업일지 등을 바탕으로 19세기 후반 유럽의 역사적 사실들과 결합하여 객관적/사실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초판과 완역판의 차이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에 주석을 단 책들까지 비판을 합니다. 날짜와 장소 등이 일치하지 않는 것, 드라큘라의 이동 경로, 역사적 사실과 이야기 속의 사건(허구)과의 연계성, 주인공들의 실제 인물과의 관련성 등 다양한 방향에서 이 작품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몰랐던 사실들을 새롭게 알 수 있도록 하며, 아는 사실들도 진짜인지 거짓인지 독자들이 판단할 수 있게끔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나단 하커의 드라큘라성의 방문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세 미녀들과의 섹스를 연상시키는 장면과 드라큘라 백작과의 동성애를 암시하는 장면. 그리고 이어지는 탈출. 미나의 친구 루시와 뱀파이어와의 만남. 그리고 반 헬싱 교수와 존 수어드 박사의 등장. 드라큘라와의 마지막 대결까지 스토리는 매우 익숙합니다. 스토리 자체도 매우 흥미진진하죠. 매력적인 캐릭터들도 매우 많고요. 물론 완결성 면에서는 모순되는 점이나 이치에 맞지 않는 그런 이야기들이 많습니다(특히 날짜 부분). 그런데 브람 스토커는 영리하게도 이 이야기를 일기/일지 형식으로 구성합니다.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게 의도적인 것이냐, 아니면 작가의 능력이냐는 논란이 되겠지만요.


  이 작품은 그런 모순되는 점을 그 당시 역사적 사실과 객관적인 자료들을 근거로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기존 드라큘라 관련 논문이나 책들과 비교까지 하면서 말이죠. 이런 가설이 하나 있습니다. 브람 스토커는 실제로 드라큘라를 만났다. 드라큘라는 인간들과 엮이고 싶지 않으니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말라고 작가 브람 스토커에게 위협을 줬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모순점들이 너무 많은 것이다. 왜냐? 드라큘라의 존재가 드러나면 안 되기 때문에… 과연 드라큘라는 실제 존재했던 인물일까? 허구라면 과연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이런 의문점이 남는 이상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분석되고 평가 받을 것 같아요.


  오늘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영화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다시 한 번 봐야겠네요. 그 전에는 보지 못했던 어떤 진실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면서요. 사족으로 책은 백과사전 정도의 크기입니다(750페이지 정도).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작품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