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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 ㅣ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13년 3월
평점 :
점성술사, 예술가, 의학 등 모든 분야에 뛰어난 천재 명탐정 미타라이 기요시가 등장하는 최초의 단편집입니다. <숫자 자물쇠>, <질주하는 사자>, <시덴카이 연구 보존회>, <그리스 개> 등 4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질주하는 사자>와 <시덴카이 연구 보존회>는 서술자가 미타라이의 친구 이시오카가 아닌 제3자입니다. 우연히 이상한 사건을 목격하는데, 때마침 괴짜 탐정 미타라이를 만나 이상한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는 그런 구조입니다. 시마다 소지의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는 일본에서 아직 한 번도 영상화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마지막에 작가 후기를 보면, 왜 미타라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영상화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본격 미스터리의 거장이라는 수식어뿐만 아니라 올바른 역사관과 가치관을 가진 훌륭한 어른이라는 것도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작품의 재미와 트릭은 보통 수준이었습니다. 발상 자체는 좋으나 기발함 자체는 많이 떨어지더군요.
<숫자 자물쇠>는 밀실살인을 다루고 있습니다. 작업장 안에서 사장이 아침에 죽은 시체로 발견됩니다. 출입구는 두 개. 앞에 셔터문은 밖에서 잠그는 문. 출입 흔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2층에 사는 주민의 말에 의하면 (셔터 문을 열면 소리가 크게 들림)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함. 뒷문은 3개의 숫자 조합으로 열리는 숫자 자물쇠. 경우의 수로 따지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림. 과연 범인은 어떻게 해서 사장을 죽이고 밀실로 만들었을까? 트릭 자체는 약합니다. 허를 찌르는 반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불공정한 것도 같고요. 단, 범행 동기는 괜찮습니다.
<질주하는 사자>는 목걸이를 훔친 도둑이 멀리 떨어진 고가선로 위에서 시체로 발견됩니다. 분명 살아 있던 사람이 갑자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시체로 발견된 이유는? (물리적인) 트릭에 대해 고심한 흔적은 보입니다. 그러나 과연 가능할까? 조금 변수가 많아 보이는데, 조금 무리한 트릭 같기도 합니다. 맨션과 주변 고가선로의 지도 및 맨션의 구조 도면을 보면 어느 정도 예측은 가능합니다. 오로지 순수 트릭만을 위한 작품. 역시 시도(발상) 자체는 좋으나 조금 무리수인 트릭이 아닌가 싶더군요.
<시덴카이 연구 보존회>는 분량이 가장 적습니다. 쉬어가는 작품이라고 할까요? 시덴카이(전투기)를 연구하고 보존하는 무슨 단체의 노인이 찾아와서 이상한 부탁을 합니다. 편지를 보내야 하는데 이름을 적어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이상한 부탁의 정체는? 분량은 가장 짧지만, 허를 찌르는 반전은 꽤나 명쾌합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그리스 개>는 개에 대한 시마다 소지의 애정이 살짝 엿보이는 작품입니다. 물 위에서 진행되는 유괴 작전. 물 위에서 진행되는 유괴는 사실 육지보다 상당히 어렵습니다. 사방을 수상 경찰이 포위하면 도망갈 곳이 없거든요. 범인은 멍청한 것인가? 아니면 천재인가? 범인들의 이상한 요구에 응하는 경찰과 가족들. 갑자기 다리 밑에서 요동치는 배, 그리고 유괴된 아이의 행방은? 역시나 순수한 트릭에 초점을 둔 작품. 발상 자체는 좋음. 트릭도 크게 나쁘지 않음. 암튼 이렇게 총 4편의 단편. 트릭 자체만 놓고 보면 신선한 맛은 별로 없지만, 이러한 트릭을 생각해 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네요. 큰 재미는 아쉽지만, 소소한 재미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