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을 위하여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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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나토 가나에는 이 작품에 대해 '저는 러브스토리를 썼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의 손을 잡는다, 그런 내용은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이들 모두가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러스브토리입니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의 사랑과 문학에서의 사랑은 조금 다르죠. 문학에서는 스토커의 사랑도 진한 사랑이 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냥 범죄자입니다. 미나토 가나에는 이번 작품에서 현실 세계에서는 사랑이라 부르기 조금 힘든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불을 지르면 중대한 범죄가 된다. 설령 사랑을 이해 지른 불이라도. 방화의 이유가 사랑이라도 죄는 죄. 폭력의 이유가 사랑이라도 죄는 죄. 광기의 이유가 사랑이라도 죄는 죄. 어리석은 행위라며 멸시받고, 매도당하고, 존재했던 사랑마저도 부정되고 만다.”(p.260)


  미나토 가나에의 데뷔작 <고백>은 워낙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작품이라, 그 이후에 발표된 작품들은 항상 이 <고백>과 비교를 당하고는 하죠. 물론 <고백>이 대단한 작품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그녀의 다른 작품들이 평가절하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소녀>, <왕복서간>, <속죄> 등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모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다른 작가들에게서는 보기 힘든 미나토 가나에 식만의 그 이야기 구성 때문입니다. 어떤 사건이 벌어집니다(이 작품에서는 어느 다정한 부부가 집에서 살해되는 사건). 그리고 그 사건과 관련된 다양한 인물들의 개개의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그러면서 점차 드러나는 진실은 무섭기도, 때로는 가슴 아프기도 합니다. 하나 둘 마치 양파 껍질 벗겨지듯이 그렇게 개개인의 숨은 동기와 내면이 드러나게 됩니다.


  문학에서는 비정상적인 사랑을 자주 다룹니다. 자녀를 학대하는 어머니, 어머니는 말합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아내의 외도를 참지 못하는 남편, 그녀를 때립니다. 그리고 사랑해서 때렸다고 말합니다. 모든 것을 가진 엄마, 남편에게 버림을 받고, 그래도 남편이 자신을 찾으러 온다고 매일 화장을 합니다. 그는 방화를 저지릅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죄를 덮어 줍니다(죄의 공유). 사랑은 그런 겁니다. 심지어 사람을 죽였더라도 함께 하는 것입니다. 궁극의 사랑, 이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인데, 사랑의 의미를 곰씹어 볼 수 있는 그런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아름다운 러브스토리입니다. 단, 표현에 서툴 뿐. 잔인하게 고통 받는 N이라는 사람들, 그들의 사랑도 사랑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아름다우면서도 매우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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