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영화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권일영 옮김 / 포레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살육에 이르는 병』, 《인형 탐정 시리즈》의 신본격파 미스터리 작가 아비코 타케마루 작품. 개인적으로 『살육에 이르는 병』 이후로는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없었는데, 이번 작품은 괜찮네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탐정영화를 만드는 영화 제작 현장이 소설의 배경입니다. 소설 속 영화 《탐정영화》에서 살인사건의 범인은 누구인가? 이 영화에 숨은 트릭을 찾는 것이 이 소설의 첫 번째 재미입니다. 그런데 이 트릭을 알고 있는 영화감독이라는 사람이 갑자기 사라집니다. 실종인가? 아니면 유괴인가? 엔딩에 범인이 밝혀지는 부분만 촬영하면 끝나는데, 왜 하필이면 그 때 감독은 사라진 것일까?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동기를 밝히는 것이 이 영화의 두 번째 재미입니다.


  메타픽션, 메타미스터리. 추리소설 속 안에서 탐정영화에 대해서 말하는 작품입니다. 참고로 이 소설은 1990년에 발표된 작품입니다. 꽤 오래 전에 발표된 작품입니다. 그럼에도 트릭이 허술하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런 형식을 빌린 본격미스터리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완전 똑같은 트릭은 없지 않을까 싶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속았거든요. 트릭의 기발함도 좋지만 아이디어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작품입니다. 추리소설에서 탐정영화를 만드는 스텝과 연기자들을 주인공으로 하면서, 탐정영화 속 범인과 실제 영화 제작 현장에서의 감독 실종 사건을 동시에 다룬다는 아이디어도 무척 좋았고요. 그 트릭이라는 것도 허를 찌르는 반전의 묘미가 있습니다.


  『살육에 이르는 병』은 사이코 공포미스터리라고 할까요? 유머가 전혀 없죠. 그런데 작가 아비코 타케마루의 작품들은 대체로 유머가 많더군요. 그런 면에서 『살육에 이르는 병』은 조금 이질적인 작품이라고 할까요?(물론 한국에 소개된 작품에 한해서이지만요). 이번 작품은 유머도 있습니다. 괴짜 감독이 조금 그렇고, 주인공인 조감독 다치하라도 조금 밝은 캐릭터이고요. 스스로 오타쿠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주변에서는 오타쿠로 생각합니다. 영화광이라고 할까요? 따라서 작품 속에서는 영화에 대한 지식/정보도 무척 많이 나옵니다(후에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지 않을까 싶네요.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거든요). 본격 미스터리에서 트릭은 무조건 독자들을 속여야 합니다. 물론 공정하게요. 이번 작품에서 트릭 좋았습니다. 작가의 아이디어 역시 좋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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