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두사
이노우에 유메히토 지음, 송영인 옮김 / 시공사 / 1998년 9월
평점 :
품절


 


  추리소설? 아니죠. 공포소설입니다. 열린 결말이라서 엔딩이 모호합니다.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 두고 있지요. 논리적으로 미스터리를 풀어보고자 하는 독자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엔딩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물론 후에 한번 도전해 볼 생각은 있습니다). 공포소설에서는 반드시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풀어낼 필요는 없습니다. 귀신이나 유령이 이야기 속에서 존재하기도 하니까요. 믿을 수 없는 그런 현상들도 있고요. 이 소설은 아마도 『링』과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작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1997년에 발표되었고, 국내에는 1998년에 소개된 듯. 여자 친구 아버지의 괴이한 자살에 의문을 품은 '나'라는 주인공이 추적하는 내용입니다.


  후지 요조라는 유명 작가가 어느 날 시멘트를 자신의 몸에 퍼 부은 후 돌처럼 굳은 상태로 발견됩니다. 사인은 자살입니다. 그리고 후지 요조는 병 속에 '메두사를 봤다'는 이상한 글을 적어 놓습니다. 유서라고 하기에는 뭔가 이상한 그런 글을요. 후지 요조 딸의 남자 친구인 '나'(소설의 화자)는 이런 이상한 죽음에 의문을 품고, 후지 요조의 발자취를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만나는 사람마다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알아도 모르는 척" 그렇게 알려고 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상합니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 무언가를 숨길까요.


  1997년에 발표된 소설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소설의 장르는 공포소설입니다. 그런데 중반을 넘어가면 깜짝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추리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반전의 매력이 튀어나옵니다. 그래서 독자들을 무척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이거 뭐지? 그 때부터 추리가 들어갑니다. 암튼 독특한 매력의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추리와 공포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합니다. 그러나 논리를 파고들어가 분석하거나 해석하려고 하면 막힙니다. 사실 그런 작업(?)이 의미가 있는지조차 잘 모르겠습니다. 암튼 공포소설로 이 작품을 읽었을 때 확실히 무서운 작품이기는 합니다. 발표 연도를 감안해도 결코 식상하지도 않습니다.


  《조용한 가족》의 김지운 감독이 서평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초짜 감독이었을 텐데, 공포소설의 서평도 하고 그랬네요. 그러나 김지운 감독의 서평은 너무 '있어 보이는 척'을 많이 했더군요. 감독님도 지금 자신의 서평을 읽으면 많이 어색하고 부끄럽지 않을까 싶네요. 너무 어렵게 감상을 포장한 느낌. 덧붙여 이 작품은 지금은 절판입니다. 그러나 다리품을 팔면 그렇게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반전 이후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조금 많은데, 스포일러일 수도 있어서 뭐라 말하기가 참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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