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캡슐의 수수께끼 노블우드 클럽 7
존 딕슨 카 지음, 임경아 옮김 / 로크미디어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존 딕슨 카는 에거서 크리스티나 아서 코난 도일보다 더 좋아하는 추리소설 작가입니다. 기괴하고 음침한 사건의 논리적/심리적 추론을 통한 사건해결이라는 점에서 독보적인 추리소설 작가가 아닐까 싶습니다(비슷한 일본 작가로는 요코미조 세이시나 에도가와 란포를 들 수 있겠네요. 물론 느낌은 많이 다르지만요).


  이번 작품 『초록 캡슐의 수수께끼』는 독살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독살이라는 살해 방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트릭이 개입될 여지가 다소 적고, 살해 방법에 있어서도 그다지 독창적이지 못해서요. 물론 독살이 주요 소재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트릭의 주인공은 아닙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퍼포먼스(마술, 눈속임)가 주요 트릭으로 등장합니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숲속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사건 당사자들의 진술은 모두 엇갈립니다. 진실은 하나임에도, 당사자들의 진술은 모두 다르죠(무척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소드버리 크로스라는 마을의 마커스 체스니 가족. 마커스가 가족, 친지들이 보는 앞에서 독으로 살해되는 퍼포먼스(?)를 보입니다. 물론 의도적인 것은 아닙니다(독살은 포함 안 됨). 과연 누가 독살을 했을까? 그리고 마커스가 보인 퍼포먼스에 대한 가족, 친지들의 진술은 모두 다릅니다.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이고, 거짓일까? 또는 모두 다 진실일까? 아니면 모두 다 거짓일까? 그리고 객관적인 증거인 카메라, 이것으로 범인을 밝힐 수 있을까?


  그리고 등장하는 심리추리의 달인 펠 박사. 증거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명탐정입니다. 가끔 장광설을 늘어놓기는 하지만, 그런 것들도 모두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는 것들입니다. 암튼 탐정이 등장하고 사건은 해결됩니다. 그러나 조금 아쉽습니다. 독살 자체가 그다지 매력적인 소재가 아니고, 퍼포먼스 트릭도 살짝 아쉽습니다. 무엇보다 펠 박사의 매력이 크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존 딕슨 카’라는 작가의 이름값에는 조금 못 미치는 느낌입니다. 워낙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서, 그런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는 확실히 아쉽더군요. 그래도 역시나 창의적인 트릭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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