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반사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3
누쿠이 도쿠로 지음, 김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 중에서 미야베 미유키를 제외하고는 단연 사회파 미스터리 분야에서 돋보이는 존재가 아닐까 싶네요. <난반사>라는 작품으로 드디어 제63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이 작가의 작품은 <통곡>이라는 작품으로 시작을 했는데, <우행록>, 《증후군 시리즈》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번 작품은 구성이 무척 특이하더군요. 사건 전의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한 어린 아이의 죽음으로 서서히 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소소한 악의들이 모여서 한 아이를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사실 정말 사소한 것입니다. 낮에는 병원에 사람이 많아서 심야 응급병원을 이용하고, 허리가 아파서 길거리에 개똥을 치우지 않습니다. 주체할 수 없이 시간이 많아서 사회운동을 시작하고, 책임을 지기 싫어서 아르바이트로 의사 일을 합니다. 이들은 나쁜 사람들이 아닙니다. 사회 어디에서나 볼 수 있죠. 누구를 죽이지도, 돈을 훔치지도 않았습니다. 착한, 흔한 사람들입니다. 이런 다양한 사람들의 소소한 책임회피, 나태, 허영심, 욕심 등이 일으키는 연쇄작용은 실로 놀랍습니다. 물론 확률적으로 낮습니다. 그러나 분명 그러한 것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있죠. 나 혼자만은 괜찮다는 안일한 생각이 불러일으키는 사건은 정말 끔찍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한 아이의 죽음으로 아이의 아빠 시점으로 전개됩니다. 법으로 심판할 수 없는 사람들의 소소한 악의에 대해 분노할 수밖에 없는 한 아버지의 심정이 절절하게 전해집니다. 묵직한 분량과 소소한 사람들의 일상에 대한 묘사로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데, 누쿠이 도쿠로가 던지는 주제는 꽤나 묵직합니다. 읽어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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