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성장하면서 제 취향과는 점점 멀어지는 듯...

달과 게 - 제144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3월

2011년 나오키상 수상작. 추리/공포소설 팬으로서는 기시 유스케의 <악의 교전>이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사실 나오키상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 상 수상작 중에서 제 취향에 안 맞는 작품들이 많아서요. 암튼 미치오 슈스케 상복은 정말 많네요.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시작으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야마모토 슈고로상, 나오키상까지 웬만한 상들은 다 받았습니다. <달과 게> 참 좋은 작품이기는 하나, 고딩 시절 언어능력시험에서의 지문이 생각나네요. 이 작품에서 소라게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이런 문제 예상해 봄) 문학성이 있는 작품입니다. 장르적인 재미는 거의 없고요. 사실 <섀도우>나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만화 <등의 눈>도 좋았습니다)을 읽고, 이 작가한테 반했는데, 어찌 최근작들은 추리소설에서 점점 멀어지는 듯. <솔로몬의 개>, <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 모두 별로였거든요. 최근 북풀리오에서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도 출간되었더군요. 급작스럽게 국내에서 인기가 많아진 듯. 암튼 <달과 게>는 성장소설입니다. 조금 잔인하지만 희망을 주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쉽게 읽히면서 전달하는 메시지도 확실함. 그러나 초등학교 꼬마 두 명이 산에서 소라게를 불태우는 장면은 너무 반복적이라 지겨움. 정말 이야기 시작부터 끝까지 소라게만 불로 지집니다. 그냥 느낌은 딱 국어교과서의 지문용. 잘 쓰인 작품임에는 분명하지만, 감흥은 별로 없네요. 추리소설이 아닌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이라 읽었는데, 돈과 시간이 살짝 아깝네요. 앞으로도 이런 장르를 탈피한(넘어 선) 순수문학을 지향할 듯싶은데… 이제는 조금 심사숙고해야겠네요. 사실 이런 분야에서는 더 뛰어난 국내 작가들이 많죠. 암튼 결론은 지루했습니다. 딱히 감동적이지도 않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