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악도 - 三惡島
김종일 지음 / 황금가지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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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공포소설은 무엇보다 잘 읽히고, 공감이 많이 되어서 좋은 것 같아요. 익숙한 환경과 친근한 사람들, 그리고 공감되는 내용들. 김종일 씨의 전작 『몸』, 『손톱』과 느낌이 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르네요. 비현실적인 존재의 등장(공포의 대상)과 현실적인 상황들(공포소설 작가로서의 고충)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잘 어울립니다. 사실 처음에는 흡혈귀의 등장이라는 뭔가 이국적인 캐릭터의 등장으로 뭔가 어색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흡혈귀 우리나라와 잘 어울리네요.

  공포소설에서 반전을 기대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진정한 공포는 그런 반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물론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요). 스멀스멀 다가오는 기분 나쁨, 바로 그런 기분 나쁨이 가장 두려운 공포가 아닐까 싶네요. 그런 기분 나쁨이 이번 작품에도 역시나 있습니다. 삼악도에서 공포소설 작가 오현정에게 가해지는 잔인한 린치들. 몸, 손톱에 이어 이제는 발가락입니다. 몇몇 린치를 가하는 장면 묘사는 놀랍습니다. 읽는 내내 무척 기분이 나쁘고, 실제로 고통이 전해지는 것 같더군요. 사실 개인적으로 『몸』이나 『손톱』에 비해서는 불만족스럽지만(『손톱』은 정말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몇몇 공포스러운 장면에 대한 묘사와 폐교에서 시나리오 작가 오현정과 감독, 연출부, 김씨가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들은 재미있습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공포영화들이 등장을 하는데, 공포영화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조금 재미가 덜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작품 속에 등장하는 공포영화(대부분 본 영화들이라 반갑더군요)와 소설 속 상황들을 비교하는 것이 (저는) 재미있더군요. 결말에서 뭔가 강한 충격, 암튼 그러한 것을 기대했는데, 마무리는 살짝 아쉬웠습니다. 조금은 평범한 결말 같아서요. 그래도 더운 여름에는 역시나 한국 공포소설입니다. 『한국 공포문학 단편선 6』도 빨리 출간되었으면 좋겠네요. 평소에 책을 빨리 읽기는 하는데, 이 작품은 두 시간 만에 다 읽었네요. 정말 후딱 읽었습니다. 빨리 읽어서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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