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 상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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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작이면서도 전체가 하나의 장편인 『하루살이』는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사람의 마음(미움)을 그린 작품입니다. 사실 에도 시대는 이 작품에서는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더군요. 배경을 현대로 옮겨도 될 정도로 전혀 시대소설임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만큼 가독성이 좋습니다. 스스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각 연작에서 사건의 주인공들인데, 마음의 병은 괴로움, 시기, 증오, 미움을 낳습니다. 그래서 괴롭고 힘들고 아픕니다. 조금 마음을 편하게 먹으면 행복하고 편할 텐데, 그러지를 못합니다. 소설 속 주인공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현실 속의 사람들도 그런 마음의 병을 앓고 있죠. 스스로 자책하고, 실망하고, 스스로를 괴롭히죠. 사실 문제의 해답은 쉬운 곳에 있는데도 그걸 모르죠. 그래서 이번 작품에는 무척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연작 장편소설 『하루살이』를 지탱하는 가장 큰 줄기(사건)는 본처의 눈을 피해 숨어 살던 어느 여인의 살해사건입니다. 사실 이 사건을 자세하게 이해하려면 아무래도 전작 『얼간이』를 읽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물론 『하루살이』에도 어느 정도 설명은 되어 있지만, 이 작품은 『얼간이』하고도 연결되는 점들이 많아서 읽어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네요). 과연 그 여인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죽였을까? 그 사건 이면에는 어떤 상처와 아픔들이 숨겨져 있을까?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에서는 조금 의아스러운 환술사가 등장합니다. 뭔가 신비스럽고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작품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줍니다. 교고쿠 나츠히코의 영향을 살짝 받은 느낌도 듭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얼간이』보다는 더 괜찮았던 것 같아요.

  미스터리적인 요소도 많고, 사람의 마음의 병을 다룬 내용들도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무엇보다 얼간이 무사 헤이치로와 천재 미소년 유미노스케의 활약도 더 많아지고(특히 유미노스케), 캐릭터들도 점점 사랑스러워지더군요. 이 작품의 또 다른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만약 이 시리즈를 여기에서 마치면 아마도 화를 낼 독자들이 많지 않을까 싶어요. 그만큼 캐릭터의 힘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얼간이』를 시작으로 『하루살이』까지 모든 사건의 근원이기도 한 소에몬의 정체(마음)가 몹시 궁금하더군요. 뭔가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환술사 무리들에게도 뭔가 있을 것 같고요.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도 몹시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이들의 비밀도 밝혀져야 뭔가 속이 시원할 것 같아요). 후속 작이 꼭 나와 주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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