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권일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 다소 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있으니(거의 없기는 하지만), 스포일러에 민감하신 분들은 패스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시리즈」는 이상한 건축물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룬 시리즈로 등장인물들보다 건축물이 더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이번에는 어떤 이상한 건물에서 살인이 벌어질까? 이번 『미로관의 살인』은 바로 미로관이라는 건축물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집니다. 수수께끼의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의 건축물과 밀실살인, 이번 작품에 키워드가 아닐까 싶어요. 고전 추리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그런 밀실이 만들어집니다. 추리작가들과 평론가, 편집자들을 초대한 미로관의 주인은 초대 당일 자살을 하고, 다음날 이 모임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그의 비서도 현관의 열쇠를 들고 사라집니다. 그리고 이 미로관에서는 사람들이 하나둘 죽어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게임(?)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막대한 유산이 상금으로 걸려서 기간 내에 추리소설을 써내야 하거든요. 물론 외부와의 연결 수단인 전화선은 이미 끊어진 상태이고, 미로관은 지하에 있는 저택이어서 창문도 없고, 현관문도 단단해서 열쇠가 없으면 열기 힘듭니다. (본격) 추리소설 팬들이라면 좋아할만한 그런 밀실이 형성되었습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이제 밀실에서 연속적으로 살인사건의 범인만 찾으면 됩니다.

  우선 미로관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지기까지의 준비는 모두 끝났습니다. 1980년대 후반에 발표된 작품이라 조금 작위적인 느낌도 나지만 밀실살인이라 어느 정도 용서가 됩니다. 그리고 이런 밀실살인은 조금은 작위적인 느낌이 나야 제 맛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배우들과 연극을 보는 관람객의 관계라고 할까요? 조금 오버적인 제스처와 드라마틱한 설정은 이런 밀실살인을 다룬 추리소설에서는 나름 운치 있다고 생각하기에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나카무라 세이지가 만든 미로관에는 어떤 비밀과 수수께끼가 있을까? 이 점이 몹시 궁금해지더군요. 제목만 『미로관의 살인』이고 미로관이 작품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다면 조금 우습잖아요. 그래서 읽으면서 내내 (앞 페이지의 지도를 보면서) 미로관을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이 미로관이 살인사건과 어떻게 연관이 되어 있을까? 미로관의 비밀과 수수께끼 자체만 놓고 보면 사실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설마?’ 했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미로관 자체가 주인공은 아닌 것 같더군요. 연속적인 살인사건을 통해서(복선과 암시를 찾고), 미로관의 비밀과 수수께끼를 풀어야만 합니다(동시에 사건의 동기를 밝혀내는 것).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 당황스러움을 살짝 인정하면 무척 흥미진진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범인이나 살해 방법은 조금 (지금 시점에서는) 조금 약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추리력이나 관찰력이 무지 떨어지는데도 범인이나 살해 방법을 맞췄습니다. 물론 동기라든지 정확한 살해 방법은 맞추지 못했지만요. 그건 이 소설에서의 트릭들이 조금 익숙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미로관의 살인』 이후에 출간된 많은 미스터리 소설 중에서 이런 비슷한 트릭을 사용한 작품들이 많았거든요. 암튼 복잡하기만 했지 나올만한 트릭은 별로 없어 보이는 미로관을 바탕으로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들을 한 흔적들은 많이 보이더군요. “작품 속의 작품”의 구조를 지니는데, 작품 속의 작품(역시나 『미로관의 살인』)이 끝난 후까지도 계속 독자들을 괴롭히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암흑관의 살인』을 생각하면 확실히 아야츠지 유키토는 너무 많은 분량의 작품은 아닌 것 같아요(『암흑관의 살인』도 괜찮은 작품이기는 한데, 분량이 너무 많아서 살짝 독자를 지치게 만들죠). 『미로관의 살인』은 딱 추리하는데 필요한 내용들만 포함하고 있습니다. 트릭, 반전(미로관이라는 저택도 포함)은 조금 아쉬웠지만, 스토리 자체나 이야기의 완결성은 괜찮네요. 고전 추리소설의 향기도 폴폴 나는 것이 추리소설 읽는 재미도 확실히 느낄 수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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