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더 돔 1 밀리언셀러 클럽 111
스티븐 킹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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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킹의 작품을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아주 긴 장편소설들을 무척 좋아합니다. 황홀하다고 할까요? 『스탠드』, 『다크타워』의 방대한 스토리와 다양하고 독특한 캐릭터, 어둡지만 유머스러한 세계관 등이 이번 대작에서는 어떻게 펼쳐질지 무척 궁금하더군요. 『스탠드』나 『다크타워』가 SF 판타지에 가깝다면 이번 작품 『언더 더 돔』은 호러 쪽에 많이 가까운 것 같네요(아직 2권 초반까지 밖에 읽지는 않았지만요). 체스터스밀이라는 마을을 ‘반 구형 지붕(dome)’에 가둬 놓고(외부와의 단절시킨 채) 그 고립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관찰합니다. 정치적인 인간도 있고, 멍청한 인간도 있고, 폭력적인 인간도 있으며, 정의로운 인간도 있습니다. 별별 인간들이 다 있습니다. 평범하고 평소에는 착한 인간들이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어떻게 반응할까요? 그리고 나쁜 인간들은 또 얼마나 나쁜 짓들을 저지를까?

  굉장히 정치적인 내용일수도 있는데, 스티븐 킹만의 유머로 인하여 무척 유쾌하게 읽힙니다. 순간순간 적절하게 터져 나오는 유머는 긴장된 상황을 부드럽게 만들어줍니다. 스티븐 킹만이 구사할 수 있는 그런 유머들(스티븐 킹의 유머는 미국 문화에 익숙하고 원서로 읽어야만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점은 조금 아쉽더군요. 정말 골 때리는 헛소리나 지껄임 들이 많은데, 100%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네요)이 작품의 재미를 더 해 줍니다. 풍자와 패러디의 대가. 공화당이나 교회 관련 유머는 제가 무지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티븐 킹의 작품 중에서 『샤이닝』이나 「안개」같은 작품을 무척 좋아합니다. 스티븐 킹의 소설만이 아니라 인간을 극한 상황에 고립시켜 놓고, 인간의 본성이나 행동을 관찰하는 이야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야 살아남을 수 있음에도 그 상황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챙기려고 하고, 편을 가르며, 누군가를 죽이는 등(평소에 원한을 가졌던 자나 싫어했던 자) 평온한 상황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추잡하고 더럽고 비열할 짓들을 거리낌 없이 저지르죠. 그런 인간 내면에 감춰진 본성을 관찰하는 것은 씁쓸하면서도 묘하게 재미있습니다. 남이 싸우는 것을 지켜보며 즐거워하는 그런 속물근성이 제게도 있거든요. 이야기를 통해서 그런 대리만족을 얻는 것은 그래도 괜찮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런 이야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1권에서는 투명 돔이 마을을 뒤덮으면서 권력욕을 가진 소수의 인간들이 마을을 장악하려는 음모를 살짝만 보여줍니다. 투명 돔 외부에 있는 정부에서는 이 위기를 타계하려고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그 미사일 공격이 실패로 끝납니다. 2권에서는 미사일 공격 실패 후 더욱 더 혼란스러워지는 마을과 더 사악해지고 공격적으로 변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그릴 것 같은데, 무척 기대됩니다. 사실 1권은 조금은 이 거대한 이야기에 프롤로그에 해당되어서 아직 본격적인 공포와 혼란을 보여주지는 않거든요. 마을 부의장 짐 레니나 그의 아들 주니어 레니(와 그의 친구들)는 충분히 1권에서도 사악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아직은 시작도 안 한 느낌이 듭니다. 무엇보다 가장 궁금한 것은 바로 이 투명 돔의 정체입니다. 이거 마지막 3권에는 드러날까요? 이 투명 돔을 어떻게 마무리를 지을지 이것도 무척 궁금하네요. 이런 스티븐 킹의 대작은 언제 봐도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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