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그릇 동서 미스터리 북스 153
마츠모토 세이조 지음, 허문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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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송강호 주연의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범인을 미치도록 잡고 싶은 형사가 등장하죠. 비를 맞으면서 용의자에게 묻죠. “너 정말 아니냐?” 마쓰모토 세이초의 『모래그릇』은 그런 면에서 《살인의 추억》과 굉장히 비슷합니다. 이마니시 형사가 수사가 종결되었음에도 사비까지 털어가면서 집요하게 범인의 흔적을 쫒거든요. ‘가메다’라는 동북지방 사투리 하나로 정말 지능적인 범인의 범죄 사실을 밝혀냅니다. 조금 우연적인 요소가 많은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요, 생각해보니 560페이지 분량의 소설이더군요. 우연적인 요소를 제외하고는 이마니시 형사의 수사 과정이 대부분입니다. 허탕을 치는 경우도 무척 많습니다. 기차를 타고 멀리 원정까지 갔음에도 얻은 수확이라고는 아내에게 줄 선물 뿐. 무척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을 제외하고는 극적인 순간이 거의 없거든요. ‘가메다’라는 사투리 하나로 전철 조차장 살인사건의 범인을 잡는다는 것은 과학적인 수사 기법이 발달된 요즘에도 무척 힘든 일인데, 오로지 발로 뛰는 형사에게는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이마니시는 직감으로 움직입니다. 마치 동물처럼요,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처럼요. 범인을 쫒는 이마니시 형사의 불굴의 집념과 의지, 독자 입장에서는 조금 답답하기는 하지만, 그만큼 공감하기도 쉬웠습니다. 세상에 천재적인 명탐정이 많은 것은 아니니까요. 무척 현실적인 형사 캐릭터가 현실적인 수사와 동물적인 직감으로 범인을 잡습니다. 그 과정은 지루하고 고난 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범인이 잡혔을 때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이마니시 형사, 정말 고생하셨어요.”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과 공통점이면서 조금 다른 점, 바로 ‘여자’의 역할 이 부분도 참 재미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쓰모토 세이초는 사회파 미스터리의 대가로 알려져 있는데, 그러한 부분을 의식하고 읽으면 깜짝 놀랄 어떤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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