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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은 위험 ㅣ Medusa Collection 6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지음, 이진 옮김 / 시작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신호등의 초록색, 자연의 초록색, 암튼 초록색은 편안하고 안전한 느낌을 나타내는 색깔인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 독일군의 런던 대공습과 만나니 무척 불길하고 무섭게 다가오네요. 1940년대 영국의 병원 풍경은 제가 알 수 없으나, 소설 속의 말을 빌리면 그 당시에는 수술실이나 수술대, 마스크 등 초록색이 많았다고 하네요. 암튼 사건의 주요 무대는 1941년의 영국의 어느 마을 외곽의 야전병원입니다. 히틀러의 독일군은 영국의 사기를 꺾기 위해서 연실 폭탄을 퍼붓고 있습니다. 방독면과 모르핀은 생활필수품. 폭격이 심해지면 방공호로 대피. 재수 없으면 폭탄에 맞고 그냥 죽는 거죠. 이런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살인은 일어나네요. 그것도 연쇄살인입니다. 밖으로는 폭탄, 안으로는 살인자. 이거 어디 숨 막혀서 살 수 있겠습니까? 불안과 짜증, 두려움, 공포, 우울, 의심, 숨 막힘, 초조함 등등. 범인은 누구일까요? 누가 이런 숨 막히고 불안한 상황에서 당당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것일까요? 외과의사, 마취과의사, 간호사, 간호봉사대 등 용의자는 여섯 명. 이 여섯 명 중에 범인이 있습니다. 변칙 트릭 이런 거 없습니다. 어느 정도 머리를 굴린다면, 100%는 아니더라도 가깝게 범인을 추리할 수 있는 단서들은 충분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바로 명탐정(?) 커크릴 경감의 등장인데, 대체로 사건의 주요 인물들이 조금 무시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심지어 용의자들보다도 비중이 적다고 할까요? 마지막에 멋지게 사건을 해결을 하기는 하는데, 너무 존재감이 작다 보니……. 암튼 이런 탐정은 또 처음이네요. 용의자들에게 무시 받는 탐정.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데, 1940년대의 런던 대공습의 분위기는 잘 느껴지지 않더군요. 따라서 요즘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영미권 고전 추리작가 중에는 존 딕슨 카나 애거서 크리스티 말고도 대단한 작가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커크릴 경감 시리즈》 8편이나 있다고 하는데, 다른 작품들도 읽어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