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문 ㅣ Medusa Collection 1
토머스 H. 쿡 지음, 김시현 옮김 / 시작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8살 소녀가 공원에서 잔인하게 살해당합니다. 주어진 시간은 12시간, 유력한 용의자인 거리의 부랑자 스몰스는 절대로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고 합니다. 뭐 감정을 절대로 드러나지 않는 살인자일 수도 있고, 혹은 해리성 정체감장애 증세가 있는 살인자일 수도 있죠. 시대적 배경은 1952년 뉴욕. 요즘 시대에는 과학적인 수사로 범인을 잡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차원이 아닙니다. 증거가 전혀 없습니다. 소녀가 잠깐 머물렀던 호텔이나 그녀가 도망쳤다는 공원 주변에서 용의자 스몰스를 봤다고는 하지만, 피해자 주변에 용의자가 있었다고 해서 범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죠. 형사 코언과 피어스는 12시간 이내에 과연 용의자로부터 자백을 받을 수 있을까요?
이 소설의 첫 번째 재미는 바로 정해진 시간 내에서의 숨 막히는 심문 과정입니다. 대부분의 내용이 경찰서의 조사실에서의 형사와 용의자의 심문 과정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인간의 내면 심리에 대한 묘사는 거의 없습니다. 책장이 술술 넘어갑니다. 물론 조사실에서의 형사와 용의자의 심문으로만 이루어졌다면 이 역시 무척 지루하겠죠. 사건 발생 일부터 현재까지의 과거 회상 장면이 현재의 심문 과정과 교차로 진행됩니다. 또한 심문 기록과 주변 관계자들(증인, 경찰청장, 청소부, 범죄자, 피해자 및 용의자의 가족들)의 이야기도 끼어들기 시작하면서 사건은 더욱 다채로워지며 의심의 여지는 더욱 많아집니다. 과연 형사는 제대로 용의자를 심문하고 있는 걸까요? 용의자 스몰스는 계속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하는데, 정말 형사는 뭔가가 있어서 그를 계속 추궁하는 것일까? 만약 그가 범인이 아니라면 누가 범인일까요?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여기까지 어렵지 않게 이야기는 아주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다음으로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가 이 소설의 매력입니다. 물론 독자의 취향에 따라서는 반감의 요소일 수도 있지만요. 문장에서 감정의 기복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형사는 용의자로부터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집요하게 묻고 또 묻습니다. 물론 다혈질인 인물이 등장하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차분한 이야기에 묻혀서 크게 드러나지가 않습니다. 그냥 무덤덤하게 형사의 심문 과정을 따라가게 되더군요. 물론 이러한 담담함도 중후반을 넘어서면서부터 급변하기 시작합니다. 피어스가 용의자가 어린 시절에 살았던 마을을 찾아가기 시작하면서 사건은 급속도로 전개됩니다. 다양한 인간들이 꼬이기 시작하면서 사건은 활기를 띄지만 사건은 점점 더 복잡해집니다. 그리고 드러나는 사건의 진실. 놀라움. 이럴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