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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잉 아이 - Dying Eye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0년 7월
평점 :
다시는 이렇게 쓸 수 없을 것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한 마디)
여러 의미를 담고 있는 이 한 마디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엄청난 걸작이라서 이런 걸작은 다시 쓸 수 없다는 뜻일까요? 개인적으로 그 정도는 아니지 싶습니다. ‘연재 후 8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후에야 해금되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작품’이라는 소개에 보기 좋게 낚였습니다. 왜 이 소설을 금지했을까요? 내용의 잔인함 때문일까요? 암튼 잔인하거나 그다지 무섭지는 않습니다. 단,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중에서는 가장 섹스신이 많은 소설이 아닐까 싶어요. 아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중에서 섹스신이 등장하는 소설이 있었던가요? 묘사가 아주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나름 적나라합니다(노골적). 아마 히가시노 게이고를 아시는 분들은 깜짝 놀라실 듯.
특정한 사건에 대해 기억을 잃어버린 한 남자. 사건의 피해자에서 가해자로의 관계 역전(아니 가해자이기도 하고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내 잃어버린 기억 속에는 과연 얼마나 끔찍한 사건이 숨어 있을까?(나는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단 말인가!) 바텐더로 일하는 이 남자는 관계자들을 만나며 자신의 잃어버린 진실과 기억을 찾아 위험한 모험을 감행합니다. 그런데 뭔가 어긋난 느낌. 그리고 정체 모를 여자의 방문. 암튼 자신을 제외한 주변의 것들이 뭔가 이상합니다. 이 남자 주변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여기에 바로 이 소설의 첫 번째 재미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도대체 그를 만나서 매번 강렬하게 섹스를 제안하는 여성의 정체를 밝히는 것. 마지막으로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어버린 그 날의 진실. 그러니까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고자 하는 한 남자의 고독하고 외로운 여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무척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습니다. 호러적인 요소도 가미되어 있고요. 그런데 그 호러적인 요소들이 뭔가 이 소설과는 안 어울리는 느낌이 들더군요. 특히나 마지막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부분은 무척 낯설었습니다. 조금 허무했다고 할까요?(물론 공포감은 극대화될 수 있겠지만요) 이건 도대체 (작가의) 어떤 시도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중에서도 무척 독특했습니다(이질적이었다고 할까요?). 가독성은 여전히 좋지만, 그 외에는 모두 낯선 그런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