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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미야베 미유키 여사는 애늙은이 같은 아이들을 정말 좋아하는 듯. 이번 작품 <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에도 중학교 1학년 소년 두 명이 홈스와 왓슨의 흉내를 내면서 방랑의 애널리스트(사와무라 나오아키)로부터 받은 5억 엔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칩니다(왓슨 역의 마사오군은 중학교 1학년 학생 같지만 홈스 역의 시마자키는 아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조숙합니다). 마사오의 어머니 사토코는 20년 전 도움을 준 사와마루로부터 5억 엔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상속 받습니다. 그러나 5억 엔을 받았다는 기쁨도 잠시, 동네 주민들의 따가운 시선, 협박 전화, 매스컴의 취재, 무엇보다 마사오의 아버지 유키오의 아내에 대한 의심으로 가정의 행복은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20년 전 사토코로부터 도움을 받은 똑똑한 사와마루는 왜 이런 바보 같은 방식으로 고마움을 표시했을까요? 이런 의문점으로부터 마사오와 친구 시마자키의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에 대한 추적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이들은 중학교 1학년 학생. 사건을 추적하기가 만만치가 않습니다. 시마자키의 어른스러움(두뇌의 명석함) 때문에 오히려 어려움을 겪습니다. 사건은 의외의 순간에 해결됩니다. 믿고 있었던, 아니 믿고 싶었던 진실은 어느 순간 거짓이 되고, 거짓은 진실이 되면서 복잡하게 실타래처럼 얽혀있던 의문점들도 풀립니다. 그리고 가정에 화목과 행복을 되찾으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행복하고 감동적인 추리소설이라고 할까요?(추리나 반전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조금 싱겁기는 하지만요). 아기자기한 재미는 있습니다. <스텝 파더 스텝> 좋아하시는 분들은 좋아하겠으나 <모방범>이나 <화차>, <이유>처럼 묵직한 사회파 미스터리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조금 밋밋하지 않을까 싶네요(물론 저는 후자입니다). 역시나 저는 이런 아기자기한 추리소설은 안 맞는 것 같아요.